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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고대~고려시대 > 고려시대
· ISBN : 9788946074859
· 쪽수 : 296쪽
· 출판일 : 2023-11-30
책 소개
목차
1부 고려 불교사의 흐름과 불교계의 동향
1장 고려 왕조의 불교계 정책과 불교계의 재편 _한기문
2장 고려 전기 불교계의 동향과 천태종 개창 _박용진
3장 무신정권의 등장과 불교계의 변화 _조명제
4장 고려 말 사상계와 불교 _강호선
2부 고려 시기 불교사상과 신앙
5장 고려시대의 화엄종과 화엄학 _최연식
6장 공안선의 수용과 전개 _조명제
7장 정토신앙의 성행 _김수연
8장 주자학의 수용과 불교 _조명제
3부 고려 사회와 불교
9장승정 제도의 구조와 기능 _박윤진
10장사원의 경제 기반과 운영 _이병희
11장향도의 활동과 사회적 기능 _구산우
12장고려의 사회구조와 불교 _한기문
보론
1. 고려시대 동아시아 한문불교문화권의 불교 교류 _박용진
2. 불교 사서의 수용과 편찬 _김윤지
3. 대장경의 조성 _최연주
4. 고려 불화와 사경 _이승희
5. 고려시대의 사원 건축 _한지만
6. 밀교와 다라니신앙 _김수연
저자소개
책속에서
문종 대에 완성한 흥왕사(興王寺)에 주석하며 화엄종을 일으킨 의천(義天)이 신라 화엄의 계승자인 균여 계통의 화엄학을 맹렬히 비난했다. 의천은 그 이유가 “교(敎)와 관(觀)을 겸수하지 못한 곳에 있다”라고 했다. 그는 『신집원종문류(新集圓宗文類)』를 편집해 화엄학의 근본책으로 삼게 하고, 교장 간행의 예상 목록집인 『신편제종교장총록(新編諸宗敎藏總錄)』에서 균여의 저술을 제외했다. 이렇게 된 배경에는 고려 초기와 고려 중기의 사상적 과제가 서로 달랐다는 문제가 있다. 화엄학이 조직될 때 과제였던 성상융회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법상종과의 구별을 명확히 하는 대신 화엄학과 선종의 일치 및 화엄학과 천태학(天台學)의 조화 문제가 새로 대두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의천은 징관(澄觀), 종밀(宗密)의 화엄학을 높이 평가하고, 원효(元曉)의 불교 철학을 재발견했다. 특히 징관의 교선일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화엄 우위의 선을 포섭해 화엄 가운데 융회하려는 것이었다.
의천의 천태종 개창은 그의 국내외 불교계 활동과 불교 인식, 그리고 숙종 대 정치 동향과 불교 정책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의천의 천태종 개창은 고려의 법화신앙 및 천태교학의 전통을 기반으로 이루어졌고, 특히 선종과 천태종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송나라의 불교계 동향과 관련이 있다. 의천은 국내에서 화엄교관과 천태교관의 상통성을 찾는 한편, 송나라에 가서 천태종을 비롯한 불교계의 여러 종파와 교류했다. …… 의천은 선관 중심으로 전개되는 송의 불교계 동향에 대해 교학과 관행을 겸수하는 천태종의 개창을 통해 고려 불교의 외연을 확장하는 한편, 교학이나 선관의 어느 한쪽에 편중된 불교계의 경향을 바로 잡고자 했다. 이러한 의천의 천태종 개창은 숙종 대에 왕권을 강화하여 문벌귀족을 개혁하려는 정국 동향과 이를 반영한 불교 정책으로 불교계를 재편하여 천태종을 개창했다.
대장경 조성은 몽골 침략이라는 대외적인 위기와 강화 천도에 따른 고려 사회 내부의 불만을 해결하고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결속할 뿐만 아니라 최이 정권이 주도하는 대몽 항쟁과 정권 안정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시된 국가적인 이벤트였다. 불교가 고려의 국가적인 종교이므로 대장경 조성이라는 신앙적인 이벤트는 정치·사회적 갈등을 완화하는 결속의 매개로 작용했던 것이다. 따라서 오늘날 고려대장경을 이른바 ‘국난 극복’을 위한 사례로 이해하거나, 불교문화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이해보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이라는 단면만을 내셔널리즘의 시각에서 과도하게 앞세우는 태도는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