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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한국학/한국문화 > 한국인과 한국문화
· ISBN : 9788946082748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3-12-20
책 소개
40여 년간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해 온 저명한 한국학자이자 종교학자인 최준식 교수는 이 책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다. 그동안 집필해 온 많은 책과 달리, 이 책은 최준식 교수가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장소를 여행하면서 쓴 문화유산 탐방기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실은 제대로 알지 못한 한국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인문·문화적 관점에서 쉽게 설명하기 위해 20개의 주제를 선택하고 각 주제와 관련된 장소로 여행을 떠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왕실 문화, 샤머니즘, 불교, 유교, 음악, 회화, 음식, 건축, 의복 등으로, 한국의 정체성과 한국인의 정신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 문화유산들이다.
최준식 교수는 이 책을 쓰면서 기존의 책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내용은 가능한 한 배제하고 문화의 심층적인 부분을 다루기 위해 애썼다고 밝힌다. 사실만 건조하게 기술하거나 연도를 진부하게 나열하기보다 문화의 의미를 탐구하는 인문학적 입장에서 이 책을 집필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책을 쓰면서 이중환의 『택리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강조한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인문 지리서 『택리지』처럼, 이 책도 여러 장소를 방문하면서 그 지역의 문화와 사람을 친밀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문화의 본질을 찾아 여행을 떠나다
이 책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바로 ‘문화’, ‘생활’, ‘자연’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의 큰 주제하에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세부 주제와 장소를 선정했다.
제1부 ‘문화’에서는 한국의 종교를 주로 다루는데, 여기서는 종교학자인 저자의 내공이 잘 드러난다. 특히 왕실 문화, 샤머니즘, 불교, 유교, 기독교 등에 대해 살펴보면서 한국인의 정신을 형성하는 데 종교가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제2부 ‘생활’에서는 한국인의 의식주를 다룬다. K-팝으로 대변되는 한국의 음악, 한국의 독창적인 전통 회화,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식, 온돌과 마루를 특징으로 하는 한옥 등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한국인의 생활 문화를 소개한다.
제3부 ‘자연’에서는 한국의 자연과 관광을 대표하는 지역 세 곳을 골라 서술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벽이 없는 박물관’이라고 소개한 경주, 광대한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에서도 이순신과 윤이상이라는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통영,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매력을 지닌 화산 섬 제주에 대해 다룬다.
최근에는 여행을 하면서 그곳의 역사와 철학, 관습과 제도도 함께 이해하려는 형태의 관광산업, 즉 문화관광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관광과 문화를 연계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나라의 문화관광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한국과 한국의 문화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목차
1부 CULTURE
1장 한국의 왕실 문화: 수도 서울에서 만나는 경복궁과 창덕궁
2장 한국인의 근본 신앙: 성성하게 살아 있는 샤머니즘과 굿
3장 한국인의 오래된 큰 믿음: 문화재의 70퍼센트는 불교 것! 불교와 절
4장 한국인의 가치관: 마음을 빚은 큰 가르침, 유교와 학교
5장 한국인의 조상 숭배 문화: 600년을 이어 온 종묘대제와 문묘제례
6장 한국인의 새로운 믿음: 근현대사를 품은 그리스도교 문화를 찾아
7장 한국인이 자랑하는 최고의 문화유산: 세종이 준 선물, 한글과 『훈민정음』
8장 세계를 계속 놀라게 하는 한류: 상수(常數)가 된 연예 문화
2부 LIFE
9장 한국의 전통음악: 늘 가까이에 있는 한류의 뿌리
10장 한국의 전통 회화: 그림으로 피어난 사람들의 이야기
11장 한국의 그릇: 700년간 보유해 온 하이테크
12장 한국의 복식: 21세기 거리에 가득 찬 새로운 한복 물결
13장 한국의 음식 문화: 서서히 부상하는 또 하나의 한류, 한식
14장 한국의 전통 술: 한국인의 남다른 술 사랑
15장 한국의 건축과 주거 문화: 중국 가옥과 판연히 다른 형태인 한옥
16장 한국의 전통 마을: 진짜 한옥마을 속으로
17장 한국의 고도, 천년 수도 경주: 벽 없는 박물관, 도시 전체가 세계유산
3부 NATURE
18장 한국의 풍수: 산과 강이 흐르는 명당, 서울
19장 한국의 섬과 바다: 섬과 바다와 문화가 만나는 곳을 찾아
20장 한국의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내외국인 모두 좋아하는 세계적인 명승지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속은 가장 한국적인 종교라고 주장합니다. 한국 문화의 특색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것이 무속이라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에 한국 문화의 바탕, 즉 저류(底流)는 바로 이 무속입니다. 특히 종교 문화가 그렇습니다. 한국의 종교 문화를 보면 이 무속 위에 외국에서 들어온 다른 종교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종교사를 보면, 불교와 유교, 그리고 기독교가 순차적으로 외국으로부터 수입됩니다. 그런데 그 종교들은 무속과 적절히 섞이면서 한국 땅에서 연명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모시고 있는 건물(명부전)도 있는데 우리가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법당 맨 뒤에 있는 삼성각이라는 건물입니다. 이것은 한국 절에만 있는 건물로 불교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신령인 산신령을 모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을 모신 절이 있는 그 산을 지키는 신령을 모시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불교와 인연이 없는 삼성각을 절 경내에 세운 것은 산신령을 숭배하는 토착적인 한국인들을 절로 유인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절 한편에 삼성각을 지어 산신령을 모심으로써 승려들은 한국인에게 불교의 심오한 가르침을 선사하고 싶었을 겁니다.
한국 문화나 한국인을 이해하려 할 때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외국인은 말할 것도 없고 한국인들조차 자신들의 문화가 형성되는 데 유교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유교가 끼친 영향에 대해 가장 간단한 예를 든다면, 외국인이 한국인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How old are you?’입니다. 한국인은 타인을 처음 만났을 때 상대방의 나이를 매우 궁금해합니다. 그들은 상대의 나이를 확인한 후에 그 결과를 가지고 곧 위아래를 나누는데, 그다음에 가장 한국적인 현상이 벌어집니다. 형이나 언니 같은 가족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는 것 말입니다. 이런 호칭으로 부름으로써 처음 만나는 타인이 가족처럼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