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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통일/북한관계 > 북한학 일반
· ISBN : 9788946082847
· 쪽수 : 392쪽
· 출판일 : 2023-11-28
책 소개
목차
책의 구성
시작하는 글
1. 북한 인권에 대한 사유
2. 북한 여성 인권에 대한 단상
3. 감사의 글
서장 한반도 트라우마
1. 트라우마 기억과 정서
2. 기형적 분단국가(1): 북한판 전체주의
3. 기형적 분단국가(2): 허약한 민주주의
4. 소결론: 회복으로 가는 길
1장 가부장제 지배에 묶인 몸
1. 가부장제 불평등
2. 북한 여성의 기억
3. ‘여자다움’으로 길들이기
4. 소결론: 여자들의 반란
2장 북한 아이 ‘항상 준비!’
1. ‘북한 아이’ 만들기
2. 아이들 생활 풍경
3. 집이 무서운 아이들: 학대와 방임
4. 소결론: 아이들의 마음
3장 결혼 생활 트라우마
1. 장군님 대가정 아내의 형상
2. 가정 폭력을 숙명이라 여기는 아내
3. 아내 폭력의 아픈 실상
4. 소결론: 힘없는 아내들의 힘
4장 조선의 어머니가 된다는 것
1. 행복의 꽃 혁명적 어머니
2. 엄마의 기억: 사랑과는 거리가 먼
3. ‘나쁜 엄마’ 기억에 갇힌 엄마
4. 소결론: 그럼에도 엄마는 강했다
5장 두만강 기억: 두만강 슬픈 연가
1. 일제 식민 지배의 한을 노래하다
2. 탈북민 슬픈 연가
3. 탈북 여성의 수난
4. 소결론: 그렇게 오래 떨어지고 추락했으나
6장 ‘탈북자’에 갇힌 여성의 기억
1. 분단이 만든 ‘이념적 생명체’
2. 선택, 희망, 차별성의 공간에서
3. 탈북 여성의 삶은 아프다
4. 소결론: 삶이 그녀를 속일지라도
종장 여성과 북한 민주화
1. 후기 전체주의, 북한판 전체주의
2. 북한 여성들의 힘
3. 북한 민주주의 싹을 틔우자
참고문헌
저자소개
책속에서
통일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여성 인권과 관련해 북한은 2016년 2-4차 보고서에서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을 금지하고 있어, 여성의 인권이 증진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여전히 여성은 성 역할의 정형화와 제한적 사회 진출, 남성 세대주 중심의 가정생활, 가사 노동과 사회 노동의 이중 부담으로 인해 직간접적인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전히 여성은 가정 폭력과 성 착취 등 다층위 여성 폭력에 쉽게 노출되지만, 그와 같은 폭력으로부터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나 보호 장치가 없는 현실을 또한 밝히고 있다. 특히 국가에 의한 여성 인권 침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탈북 여성의 강제 송환 과정에서 자행되는 강제 낙태와 신체적·성적 폭력 등 비인도적 처우였다. 여성들이 조직적인 인신매매 피해자로 고통받고 또 중국에서 가정 폭력과 성폭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지만, 어떠한 보호나 도움을 요청할 수조차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것이다. _ 시작하는 글
가부장제 가족 국가의 다층위 여성 폭력 중 가정 폭력은 여성과 아동의 인권 침해 실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일상화된 폭력이다. 가정 폭력은 내밀한 폭력이면서 공공연한 폭력으로, 쉬쉬하면서도 암묵적으로 용인되는 폭력이기도 하다. 북한에서 대부분 가족 환경은 가부장제 위계질서가 매우 뚜렷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마치 가족 환경은 가부장적 가장이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남자의 왕국’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예컨대 가족들은 배급 제도에 의해 구조적으로 가장인 남편 또는 아빠의 부양가족으로 등록되어 경제적으로 종속된다. 또한 모든 가정사를 주도하고 다스리는 가장의 지배하에서 신체적·정서적으로도 종속된다.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통제하려는 가장의 지배욕은 폭력성을 수반하며 가족을 비인격화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가장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가부장적 가족 환경은 도덕적인 가정을 세워가려는 아버지의 권위, 책임 있는 행동으로 정당화한다. 좋은 가족 구성원으로 개조하기 위한 지극히 당연한 교육 수단 또는 애정 표현으로 왜곡되기 일쑤이다. 그곳에서 가장의 질서나 기준을 따르지 않는 일탈적 반응이나 행동은 비도덕적인 것으로 낙인찍히고 용납받지 못한다. 이렇게 국가 폭력의 자양분을 빨며 기생하는 가정 폭력은 확실하게 그 나름의 명분을 얻게 되는 것이다. _ 서장 한반도 트라우마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무력하고 수동적인 존재라고만 믿어왔던 여성이, 나약하고 순종적인 존재라고만 여겨왔던 여성이, 시장 경제를 주도하며 당차고, 올차게, 여성만의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만성적인 경제 위기가 더욱 심화되면서 ‘삼부자’ 체제의 고질적인 불안과 동요, 민심 이반으로 충격적일 정도로 허약해지고 있다. 김정은은 최고 존엄의 권위와 무소불위 권력의 영속적 확립을 위해 철옹산성 같았던 선대 시대의 전체주의 감시 통제 처벌 체제를 부활시키기 위해 집요하게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을 중심으로 한류의 유통과 소비, 마약 생산과 유통, 밀주 제조와 유통, 유언비어와 불평불만의 소비와 유통, 기독교와 민간 신앙의 유통 등 비공식적 경제적·사회적·문화적 흐름이 소용돌이치며 흐르고 있다. 장마당 경제의 주체 세력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여성 의식이 깨어나면서 정체성 또는 세계관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특히 일부 여성은 북한의 ‘여자다움’을 깨고 당차게 양성적·평등주의적 성 역할을 몸으로 실천하며 돈주(개인 기업가)로 부상했고, 북한의 사회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이렇듯 장마당을 중심으로 여성은 탄탄한 경제력을 쌓아가며 돈과 자유, 권리 등과 같은 자본주의 가치와 여성 인권에 대해 자각하고 있다. 오늘날의 북한 여성은 ‘삼부자’ 체제를 유지하고 확립하는 정치적 도구인 ‘여자다움’을 서서히 해체하며 심각한 여성 인권 침해의 잔해를 보고 만지기 시작한 것이다. _ 1장 가부장제 지배에 묶인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