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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문화/예술/인물 > 한국인물
· ISBN : 9788946416987
· 쪽수 : 136쪽
책 소개
목차
실력과 도전으로 꿈을 이룬 민항기 기장 신수진 이야기
실력 있는 재야의 곤충 박사 원갑재 이야기
바람의 옷을 만든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 이야기
선박의 안전을 책임지는 도선사 윤병원 이야기
글꼴을 짓는 한글 디자이너 석금호 이야기
가야금을 타던 괴짜 남학생 국악인 황병기 이야기
국수 없는 국수집을 연 민들레 수사 서영남 이야기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비로소 분명하게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비행기 조종만큼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는 사실을요!
하지만 한국에서는 비행기 조종사가 될 방법이 전혀 없었습니다. 여자를 조종사로 뽑는 항공사가 없을 뿐 아니라 항공대 항공운항과에 입학조차 할 수 없었으니까요. 결국 내가 조종사가 될 수 있는 길은 다시 미국으로 가서 비행학교에 입학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잘 해낼 수 있을까?’
막상 태평양을 홀로 건널 생각을 하니 두려웠습니다. 낯선 땅에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성공할지도 알 수 없었지만, 무엇보다 성공한다 해도 앞날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비행을 포기하고 이대로 산다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습니다. 아니, 이대로는 못 살 것 같았습니다.
결국 나는 모험과 도전을 선택했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시에라 비행학교의 민간 항공기 훈련 과정에 등록한 것이지요.
- ‘민항기 기장 신수진 이야기’ 중에서
바다에는 안개가 잔뜩 끼어 있습니다.
파일럿 보트를 타고 서서히 대형 선박에 접근합니다.
“조심해서 올라오십시오, 도선사님.”
“예, 염려 마십시오.”
나는 밝은 목소리로 힘차게 대답합니다.
시속 10~20노트(Kt)로 움직이는 선박 가까이에 파일럿 보트가 바짝 붙었을 때, 선박에서 내려온 외줄 사다리로 재빨리 올라섭니다. 그리고 줄을 잡고 한 발 한 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도선사에게는 이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 오늘처럼 안개가 짙거나 강풍이 부는 날, 또 추위에 얼음이 꽁꽁 얼어붙은 날은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자칫 미끄러지면 바다에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도선사 면허는 적어도 20년 이상을 바다에서 일하며 산전수전 겪어야만 취득할 수 있거든요.
요즘은 ‘파일럿(pilot)’ 하면 항공기 조종사를 먼저 떠올리지만, 원래 파일럿은 수로 안내인을 의미하는 ‘도선사’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 ‘도선사 윤병원 이야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