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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47548762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3-01-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당신의 메이드다. 당신이 객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내가 무엇을 보게 될지 전혀 신경 쓰지 않은 채 신나서 구경하러 나갈 때 유령처럼 방에 들어가 청소하는 사람이다. 당신의 쓰레기통을 비우고, 당신이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영수증을 버리는 사람이다. 당신의 침대 시트를 갈고, 당신이 전날 밤에 거기서 잤는지, 혼자서 밤을 보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는 사람이다. 문 옆에 있던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두고, 베개를 톡톡 쳐서 다시 부풀리고, 베개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당신의 머리카락이라고? 그럴 리가.
매일 리전시 그랜드 호텔에 출근할 때마다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 나는 이 호텔의 구조와 광채, 색채의 일부가 된다. 디자인의 일부가 되어 태피스트리에서 빠질 수 없는 밝고 독보적인 사각형 조각이 된다.
할머니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면 넌 평생 하루도 일하는 게 아니야.”
그 말이 맞는다. 매일의 일이 내게는 즐거움이다. 이 일은 내 천직이다. 나는 청소가 너무 신나고, 내가 밀고 다니는 청소 카트도 사랑하고, 내가 입는 유니폼도 마음에 쏙 든다. 유니폼을 입고 있으면 입만 열지 않는 한 난 누구든 될 수 있다. 당신이 하루에 열 번은 날 지나쳤다 해도, 경찰서에서 다른 사람들과 일렬로 세워놓은 채 날 찾아내라고 하면 찾지 못한다.
“몰리, 자네가 왜 여기 있나?”
할머니가 죽은 다음 날 호텔에 출근한 내게 스노우 씨가 말했다.
“할머니 일은 정말 안됐네. 프레스턴 씨에게 어제 자네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들었어. 이미 자네를 대신할 다른 직원까지 불러뒀는데. 오늘은 자네가 출근하지 않을 거라고 짐작했거든. 정말 오늘 일해도 괜찮겠나?”
“죽은 사람은 할머니지 제가 아니에요. 일은 계속해야죠.”
스노우 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마 충격을 받았다는 뜻이겠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왜 사람들은 거짓보다 진실에 더 충격을 받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