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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88950913618
· 쪽수 : 390쪽
· 출판일 : 2008-04-30
책 소개
목차
차례
01 북유럽을 가다
나는 오로라가 보고 싶었다. 그렇게 멀고 인적이 드문 곳의 삶은 어떤 것일까 늘 궁금하던 터라,
나중에 꼭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02 함메르페스트
노르웨이 방송에 대해 굳이 칭찬하자면 혼수상태란 무엇인가 경험하게 해주는 점이라고나 할까?
03 오슬로
나는 변기 세척제를 빨랫비누라고 확신했고, 내가 지나갈 때 마다 사람들이 수군거렸다.
04 파리
프랑스 운전자들은 모두 영화 '배트맨'에서 잭 니콜슨이 짓던 표정을 하고 있었다.
05 브뤼셀
나는 너무나 느린 엘리베이터 안에서 내가 만든 '엘리베이터 송'을 흥얼거리면서
호텔에 깔린 카펫은 왜 저렇게 촌스러울까 궁금해 한다.
06 벨기에
나에게 개를 극도로 흥분시키는 뭔가가 있는가 보다.
개들은 내가 지나가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이를 번득이며 어슬렁거린다.
07 아헨과 쾰른
바이에른 지방을 여행하다 해독 불가능한 음식을 주문했다.
잠시 후 식당 주인이 당황스러워하며 우리의 테이블로 왔다.
08 암스테르담
히피의 아이들 이름은 '햇빛'이나 '룰루랄라'쯤 되지 않을까?
암스테르담은 내 안의 히피를 일깨우는 그런 곳이었다.
09 함부르크
스페인 어는 매우 섬세하고 낭만적으로 들리는 반면, 같은 말이라도
독일어로 읽으면 포로수용소의 기상 점호처럼 들린다.
10 코펜하겐
스칸디나비아 페리를 타고 여행할 때 절대 제일 먼저 내리지 말자.
모두들 나가는 길을 알 것이라 믿고 그 뒤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11 예테보리
문제: 스웨덴에서 집에 전투 경찰을 출동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은?
답: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제때 반납하지 않으면 된다.
12 스톡홀름
유럽 도시에서 근사한 점 중 하나는 단순히 공원 이상인 공원들이 매우 흔하다는 것이다.
13 로마
이탈리아에서 기차를 타면 창문에 프랑스 어로 '몸을 내밀지 말라'고 쓰여 있지만
이탈리아 어로는 '몸을 내미는 게 좋은 생각이 아닐 수도 있다'라고 되어 있다.
14 나폴리, 소렌토 그리고 카프리
내가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 여행 책자 중 한 권의 제목이 <이탈리아 가자>인데 <다른 가 이드북 사러 가자>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15 피렌체
집시들은 불쌍하게 보이기 위해서 가슴이 미어지도록 더러운 아이들 서넛을
온종일 무릎에 앉힌 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16 밀라노와 코모
밀라노 사라들은 모두 「보그」나「지큐」에서 쑥 빠져나온 사람 같아서,
남부 캘리포니아의 일부를 뚝 떼어다 놓은 것 같았다.
17 스위스
이곳 제네바에는 활력도, 광채도, 영혼도 없었다. 이 도시의 최대 장점이라고는 거리가
깨끗하다는 것뿐이다.
18 리히텐슈타인
리히텐슈타인은 모든 게 우스꽝스러운데 그 중 하나가 소시지 껍질과 틀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 라는 점이다.
19 오스트리아
내가 가지고 있던 <비엔나 옵저버 가이드>에는
'비엔나에서는 박물관을 한 번에 하나씩 공략하는 게 최선이다'라는 조언이 나와 있다.
20 유고슬라비아
유고슬라비아에서는 저녁이 되면 가족이건 연인이건
사람들 모두 가장 좋은 옷으로 차려 입고 대로를 따라 저녁 산책을 나선다.
21 소피아
물자가 부족한 소피아의 사람들은 쇼핑을 한다기보다는 살 수 있는 물건을 찾아 뒤지고 다녔다.
22 이스탄불
내가 가보지 못한 대륙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나는 가지 않았다. 여행이란 어차피
집으로 향하는 길이니까.
역자 후기 발칙한 글쟁이의 의외로 훈훈한 여행기
리뷰
책속에서
네덜란드 인들은 영국인들과 매우 비슷하다. 모두 좀 칠칠맞지 못하다. 그러나 좋은 의미에서 그렇다. 차를 주차하는 법이나 쓰레기통을 배치하는 방법, 제일 가까운 나무나 난간 등에 자전거를 아무렇게나 던져놓는 모습까지 상당히 유사하다. 독일이나 스위스에서 보는 강박적인 정리정돈은 찾아볼 수가 없다.
(독일과 스위스에서는 주택가에 주차된 차들도 자와 측량 기계를 이용해서 세워둔 것처럼 보일 정도다!) 암스테르담에서는 차를 운하 주변에 아무렇게나 버려두는데, 물에 굴러 떨어지기 직전인 차들도 종종 눈에 띈다. 이들은 영어 발음도 영국인처럼 해서 나는 당황하곤 한다.
「더 타임스」에서 일할 때 네덜란드 출신의 동료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에게 반 고흐를 ‘반 고’로 발음하는지, ‘반 고흐’로 발음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다소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아니, 빈센트 반….”까지 발음하더니 갑자기 나방이라도 목에 걸린 듯이 가래 뱉어내는 소리를 낸다. …중략…
나는 다른 네덜란드 사람들에게도 이런 주문을 해보았다―파티에서 만난 네덜란드 사람과 달리 할 말이 없을 때 심심풀이로 하기 좋은 장난이다. 결과는 늘 똑같다. 모두 가래 뱉는 소리를 낸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는 가래 뱉는 소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앞서 네덜란드 사람들의 발음이 영국인과 비슷하다고 했지만, 사실 어떤 지역의 영어와도 다르고 기묘하다.-본문 135p 중에서
한겨울에 육로를 통해 함메르페스트에서 오슬로로 가려면 서른 시간이나 걸린다. (하긴. 그 오지에 굳이 겨울에 가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나도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