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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초등5~6학년 > 동화/명작/고전
· ISBN : 9788950921453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사랑스러운 폴리
폴리의 도착
새로운 생활
폴리의 문제
사소한 일들
다툼
할머니의 옛이야기
작별
말괄량이 패티
신입생 길들이기
학교를 뒤흔든 연애 사건
숙제 거부 투쟁
뒤바뀐 트렁크 소동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
해리엇의 놀라운 변신
키다리 아저씨 바비
비밀 클럽 결성! S.A.S.
마거릿이라고 불러 줘
뜻하지 않은 피크닉
레몬 파이 유령과 도둑
집시의 화려한 외출
아이리스와 마법의 신화책
에레버스 중학교의 일상
생일 선물
신비한 신화책
바다의 입구
포세이돈을 만나다
대합조개 레스토랑
전령사 아이리스
새로운 선물
무지개 여신의 숄
재앙은 갑작스럽게
다프네의 줄기
파에톤의 비극
디오니소스의 포도주
아리아드네와 테세우스
변호사 아레스
아프로디테의 미용실
프시케의 시련
에로스의 활약
엄마, 힘내요!
아이리스, 사고 치다
교장 선생님의 정체
지옥의 여왕 페르세포네
더블 에이 탐정 사무소
아라크네의 마지막 예언
수상한 전화
밝혀진 진실
선택의 순간
저자소개
책속에서
패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뒤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방 안을 이리저리 오갔다.
"좋은 생각이 있어. 베르길리우스를 80줄이나 해석하는 건 너무 많은 게 사실이야. 특히 로잘리한테는. 조금 전에 교수님이 하는 얘기 들었지? 가장 강한 사람의 능력을 기준으로 근무기준을 정하는 건 옳지 않아. 가장 약한 사람을 선두로 달리게 해주지 않는다면 혼자 뒤처지게 될 거야. 로디가 노동계급의 결속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우리한테 이해시키려 했던 건 바로 이거야. 일의 종류를 떠나서 노동자들은 마음과 힘을 모아야 해. 강한 사람은 약한 사람을 보호해야지. 로잘리를 돕는 건 우리 모두의 의무야."
"하지만 어떻게?"
프리실라가 열변을 토하고 있는 패티의 말을 막았다.
"베르길리우스 조합을 만드는 거야. 그리고 매일 60줄만 공부하게 해 달라고 파업을 하는 거지."
"아!"
로잘리는 패티의 대담한 제안에 숨이 막힐 정도로 놀랐다.
'아이리스, 궁금하지 않아? 사람들이 더 이상 숭배하지 않는 신들은 어떻게 될까? 그런 신들은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까?'
적혀 있는 글은 그것뿐이었다. 아이리스는 열심히 책장을 넘기며 또 여백에 글씨가 적힌 것이 있나 찾아보았다. 몇 쪽을 넘기자 이번에는 책의 문장에 줄을 그어 놓은 것이 보였다.
'그 신들은 테살리아에 있는 올림포스 산 정상에 살았다'
이 문장 옆에 아까의 글과 같은 글씨체로 '요즘은 아니야. 눈에 너무 잘 띄니까'라고 적혀 있었다.
아이리스는 흥분으로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계속 책장을 넘겼다. 세상의 이목을 피해 은둔하고 싶다면 펜실베이니아 주 미들빌만 한 곳도 없다. 흥분할 만한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곳이니까. 만약 그리스의 신들이 지금도 멀쩡히 살아 있고 그것도 아이리스가 사는 이 미들빌에 거주한다면?
"내 일기를 읽으며 내 선물을 비웃고, 그러고 나서 모드를 탓하다니. 지금껏 이렇게 비열한 짓은 본 적이 없어. 너희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화가 난 폴리가 단숨에 말했다. 그리고 더 말하기가 두렵기라도 한 듯, 치욕, 슬픔, 분노가 뒤섞인 표정으로 방을 뛰쳐나갔다. 세 공범자는 부끄러움에 입을 다문 채 서 있었다. 톰은 휘파람을 불지 않았다. 예의 바른 폴리가 폭발하는 모습에 무척이나 겁을 먹은 모드는 쥐 죽은 듯 조용했다. 파니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볼품없는 작은 선물들을 공손하게 제자리에 놓았다. 왠지 폴리가 가난하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밀려왔다. 집으로 가져가려고 조심스럽게 간직해 놓은 잡동사니들이 파니를 감동시켰고, 파니의 눈에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파니가 그 작은 일기장을 제자리에 놓았을 때, 그 안에 들어 있는 고백이 폴리가 할 수 있었던 어떤 말보다 혹독하게 파니를 꾸짖었다. 파니는 친구를 비웃었고, 때로는 무시했고, 폴리가 몰라서 한 일들을 용서하지 않았던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폴리는 스스로를 나무라며 좀 더 친절하고 참을성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이 파니의 마음속으로 파고 들어가 냉정함을 완전히 녹여 버렸다. 파니는 여행 가방에 머리를 대고 그저 흐느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