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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0948344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3-04-15
책 소개
목차
한국 독자들에게 7
프롤로그 13
시작 19
동굴 71
사이 97
추락 113
땅 129
도시 155
놓아주기 205
새해 전날 223
고요 243
미래 265
에필로그 311
감사의 말 318
옮긴이의 말 320
리뷰
책속에서
오래전 시간이 처음 살던 때 푸른 언덕을 달려가는 맨발의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저만치 앞서 뛰어가는 맨발의 소녀를 웃으며 뒤따른다. 한 쌍의 소년 소녀가 종종 그러듯이 둘은 술래잡기 놀이를 한다. 아마도 둘은 그렇게 항상 이렇게 달릴 것이다.
둘은 아주 닮았다. 목소리는 가늘고 짙은 검은색의 머리카락 숱이 많다. 앳된 얼굴에는 여기저기 진흙이 튀어 있다.
앨리는 달리면서 도르를 돌아보고 웃는다. 소녀는 사랑의 처음 떨림을 느끼고 있다. 작은 돌을 들어 소년을 향해 높이 던지며 환하게 외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 단어를 아주 많이 쓴다.
시간을 보내다, 시간을 낭비하다, 시간을 죽이다, 시간을 잃어버리다. 시간에 늦지 않게, 시간에 맞춰, 시간을 들여서, 시간을 아껴서, 오랜 시간, 제시간에, 시간을 놓쳐서……. 그 시간을 기억하다, 시간을 지키다, 시간을 내다, 시간을 기록하다, 시간을 지연시키다…….
‘시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표현들은 하루를 이루는 분과 초만큼 많다. 하지만 한때는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가 전혀 없었던 때가 있었다. 아무도 시간을 세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더 많이 이루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달라는 요구와 더 빨리 시간을 흐르게 해달라는 요구는 항상 있었다. 해가 뜨고 또 다른 해가 뜨는 사이에 느꼈던 삶의 단순한 기쁨은 사라졌다.
“인간이 능률을 위해, 시간을 채우기 위해 하는 모든 것? 그건 만족을 주지 않아요. 오히려 허기가 져서 더 많은 일을 하게 하죠. 인간은 현재의 자기에게 집착합니다. 하지만 아무도 시간을 가지지는 못합니다.”
그는 빅토르의 눈에서 손을 내렸다.
“삶을 재는 것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나는 분명히 알아요. 내가 그 일을 한 최초의 인간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