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세계의 소설 > 동유럽소설
· ISBN : 9788950958916
· 쪽수 : 588쪽
· 출판일 : 2015-04-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개는 내 다리를 물었고 나는 놀라서 잠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놀라서 나중에 보니 그저 긁힌 자국만 남은 걸 보면 내가 아파서 그랬을 리는 없다. 내 옆 잔디 위에는 괭이가 놓여 있었다. 나는 천천히 정신을 차리고 괭이를 잡았다. 메타는 낑낑거리는 눈빛으로 땅 위에 엎드렸다. 나는 메타를 때리기 시작했다. 개의 몸에서 피가 흘렀다. 때리기 시작했을 때는 울부짖더니 그다음에는 눈을 감았다. 날카로운 괭이에 가죽과 살이 찢기면서도 개는 조용히 견뎠다.
나는 메스꺼워져 매질을 멈추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복수심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힘을 쓰고 나서야 만족했을지 모를 일이었다. 나는 개를 그 자리에 내버려두었다. ― 「성경」 중에서
“안녕하세요! 유대인 아저씨!”
내 마음속에는 두려움과 악의에 찬 비웃음이 동시에 일었다. 그러나 로트 아저씨는 합창 소리에서 이 불협화음을 듣지 못한 것 같았다. 아니면 굳이 들으려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는 우리에게 몸을 살짝 기울이면서 모자를 들어 올렸다.
그러고 나서 그는 멈춰 섰다. 우리도 멈췄다. 로트 아저씨는 주디 연치 앞으로 다가가더니, 그의 가슴에 한 손을 올렸다. 조용했다. 아이들은 놀라서 대부분 고개를 돌렸다. 로트 아저씨의 부드러운 미소에 어떤 조롱이 섞여 있었다. 그는 연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나한테 주의를 줄 필요는 없단다. 잊어버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 「새끼 양」 중에서
이런 식으로 서술의 모든 순간을 반박할 수 있다. 그리고 반박들도 반박할 수 있다.
만약 정해진 길로, 막다른 길목으로 세운 우리의 생각을, 교정한 장면들을 해체한다면, 만약 왜곡된 것, 왜곡하는 것, 그리고 왜곡의 관계를 명확히 하려고 노력한다면, 진실의 애매모호함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 「생체 해부」 중에서
“그 애를 증오해요. 그 애는 우리를 버렸어요. 차라리 말을 말자고요. 요제프.” 그가 대답했을 수도 있다. 아니면 하지 않았을 수도. “우리를 버리지 않았어요, 마리어.” “갔나요? 천장에 안 보여요. 가버렸나요?” “소년은 갔어요. 마리어, 이제 돌지 않아요.” “그는 아주 타락해버렸어요, 요제프. 놀랍지 않아요. 왜 대답하지 않죠? 내가 당신을 밝혀냈죠? 이것에 대답하지 않나요? 그는 인생을 도적들과 마쳤어요. 뭐라고 해봐요. 요제프? 도적들과 끝내지 않았다면! 당신은 대답하지 않는군요, 대답할 수 없겠지요, 그렇죠? 대답할 수 없지요, 요제프.” ― 「미노타우로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