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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88951028694
· 쪽수 : 368쪽
책 소개
목차
Prologue
1. 그대의 찬 손
2. virgin kiss
3. 오늘 딱, 하루만 몸이 먼저 가면 안 될까?
4. 미치도록
5. 드러나지 않은 것들
6. 미련과 집착 사이
7. 떠난 자리
8. 내 손을 잡아 봐
Epilogue
저자소개
책속에서
“저기요, 오늘 옆방에 이사 온 사람인데 죄송하지만 부탄가스 있으면 하나만 얻을 수 있을까요?”
‘옆방이 비어 있었던가?’
굵직한 남자의 음성에 태이는 극도의 두려움을 느꼈다.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만, 있으시면 한 개만 주세요. 주방에 가스가 안 나오네요. 물을 끓이고 싶은데…….”
“잠, 잠깐만 기다리세요.”
태이는 불을 올리지 않은 채, 서랍을 뒤져 부탄가스 하나를 찾았다. 그녀도 처음 이곳에 내려왔을 때, 이것저것 없는 것이 많아 꽤나 불편했었다.
발로 한 번 걷어차면 손쉽게 열릴 문이긴 했지만 그녀는 문의 걸쇠를 완전히 재끼지 않고 부탄가스를 든 손만 내밀었다. 뒤숭숭한 세상에서 여자 혼자 살아가려면 좀 더 주의를 기울이고 신중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요.”
문 밖의 사람이 얼른 받아들지 않아, 태이는 부탄가스를 든 손을 약간 흔들었다. 잠시 후, 부탄가스를 가져간 손이 덥석 손까지 붙들고 놓지 않자 태이는 비명을 꺅, 하고 내질렀다. 하지만 아무도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뛰어나오지는 않았다.
“왜 그러세요? 이 손 놓으세요.”
태이는 아래턱이 덜덜 떨려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아뇨, 못 놓습니다. 언제 또 말없이 달아날지 모르는데 어떻게 놓습니까? 당신이란 여자는 도무지 안심이 안 되어서 말이죠. 나는 밤새도록 이러고 있을 겁니다.”
“……!”
추위와 공포로 사시나무 떨듯 하던 그녀가 완전히 움직임을 멈췄다.
“그나저나 여기는 너무 추워서 딱 얼어 죽을 지경이군요. 지금이 분명 한겨울은 아닌데 말이죠. 여기 우리나라 맞습니까?”
“이 손 제발, 놓고 얘기하세요.”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손을 잡은 손길의 힘이 약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참나. 내 손 좋다고 대놓고 유혹할 때는 언제고 그새 싹 잊어버리고 그렇게 만지면서도 모른단 말입니까? 당신이라는 여자는 매정하기가 겨울 한파 저리 가라군요. 추워 죽을 지경이니까, 빨리 이 문이나 열어요.”
추위 탓인지 무척 어눌하게 들리던 남자의 음성이 차차 귀에 익기 시작했다.
‘세상에!’
“희…… 희재 씨?”
‘정말, 당신이야?’
“그럼 누굴까 봐? <그대의 찬 손> 아리아 한토막이라도 불러줘야 문을 열겁니까? 추워 죽겠어요. 빨리 문 열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