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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대학교재/전문서적 > 인문계열 > 고고학/인류학
· ISBN : 9788952130396
· 쪽수 : 444쪽
· 출판일 : 2021-12-30
책 소개
목차
제1부 오늘, 일본을 살다
제1장 오사카 재일한인 세 여성의 가족과 친족 _ 안미정
1. 재일한인의 고민: 가족의 서로 다른 국적
2. 재일한인사회 형성과 오사카의 제주도민
3. 오사카로의 이주와 정착: 세 여성의 가족과 친족
4. 이념과 체제를 넘어서는 가족들
제2장 고베 구두마을 나가타와 재일코리안의 ‘케미컬슈즈’ _ 박승현
1. 구두마을 나가타
2. 재일산업 ‘케미컬슈즈’
3. 고베 성냥산업에서 케미컬슈즈까지
4. 해방 후 조선인 커뮤니티
5. ‘메이커’ 중심의 지역 내 분업
6. 1995년 한신대지진, 지역과 산업의 피해
7. ‘지역’에 뿌리내린 재일코리안
제3장 헤이트스피치의 충격을 통해 보는 재일코리안사회의 다양성 _ 김웅기
1. 2014년 여름
2. 피해자로 둔갑한 일본인이 얻게 된 해방감
3. 가해자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구로서의 ‘재일특권’
4. 혐오의 표적이 된 재일코리안사회의 다양성과 공포심의 배경
5. 헤이트스피치를 둘러싼 재일코리안의 다양한 인식
6. 혐한으로 드러난 다양한 변화를 어떻게 볼 것인가?
제2부 자이니치(在日), 경계를 넘다
제4장 현해탄의 남은 빚: 히로시마 재일조선인 1.5세, 2세의 귀환과 해방공간의 기억 _ 오은정
1. 패전, 해방 그리고 귀환
2. 히로시마의 조선인
3. 패전의 공간, 해방의 공간, 그리고 귀환
4. “그땐 완전 왜년이지, 왜년으로 살았제”
5. 다시 현해탄을 건너며
6. 고국, 낯선 이향(異鄕)
제5장 개발국가시기 재일한인의 표상과 젠더: 재일교포 남성과 한국여성의 만남의 서사_ 지은숙
1. 개발국가시기 재일교포 남성과 한국여성의 만남의 서사 발굴하기
2. <동경서 온 사나이>: 4·19 이후의 일본 붐과 때늦은 귀환자
3. <사랑은 파도를 타고>: 박정희정권의 문화정치와 재일교포의 ‘한국여자론’
4. <나와 나>: 초남성성에 잠식당한 만남의 서사
5. 개발국가시기 재일교포와 결혼한 한국여성들의 존재가 비가시화된 까닭
제6장 자이니치 2세 여성의 모국 귀환과 결혼: 정체성 재구성의 과정을 중심으로_ 김이향
1. 자이니치 2세 여성은 누구인가
2. ‘민족’ 안과 밖의 2세 여성
3. 한국의 ‘집’
4. 한국에서, ‘자이니치’로서
5. 결혼이주 후에도 계속되는 ‘자이니치(在日)’
제7장 뿌리와 월경의 현재: 서울에서 생활하는 자이니치 코리안의 이야기_ 가와바타 코헤이
1. 오카야마에서 만난 자이니치 코리안과 한국 경험
2. 글로벌 도시 서울을 걷다
3. ‘나를 찾기 위한 여행’으로서의 서울 체류
4. 서울에서 일하고, 결혼하기
5. 캘리포니아에서 서울로
6. 사회운동의 현장을 걷다
7. 한국에서 북한을 바라보다
8. 경계를 넘는 자이니치들
제3부 | 나의 집(home)은 어디인가?
제8장 애국적 혁명주의자이자 제국의 동조자: 북한 송환 재일한인의 정체성과 자아_ 마커스 벨
1. 북한 송환 재일한인과 정체성
2. 일본에서의 현지조사
3. 이주, 자아, 그리고 정체성
4. 북한에서의 삶
5. 계속되는 정체성의 여정
제9장 〈조국(祖國)〉(=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으로의 수학여행_ 야마모토 가오리
1. 조선학교에서 〈조국〉의 의미 고찰
2. 분석 시점
3. ‘조국방문’의 배경과 내용
4. 조국방문 동행조사까지의 과정
5. 조선고급학교 학생들이 본 〈조국〉
6. 〈조국〉이라는 것: “어째서 〈조국〉이라고 느끼는가?”
7. 결론을 대신하여: 재일조선인과 민족·〈조국〉·내셔널리즘
제10장 디아스포라 재일한인의 ‘귀환: 한국사회에서의 경험과 정체성_ 권숙인
1. 디아스포라의 귀환
2. 재일한인의 특수성과 조국으로의 귀환
3. 한국으로의 귀환 경험과 정체성 협상
4. 초국적시대 재일한인 디아스포라의 귀환
제11장 70년 만의 귀향: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 발굴과 추모의 인류학_ 정병호
1. 일제 강제노동 희생자들의 ’70년 만의 귀향’
2. 유골발굴 공동워크숍과 기억의 인류학
3. 70년 만의 귀향과 추모의 인류학
4. 기억과 추모의 상징: 평화디딤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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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간사
저자소개
책속에서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민족차별의 역사 속에서 나가타지역 케미컬슈즈산업으로 유입되고, 가족과 친족의 에스닉 네트워크 속에서 영세자본을 통해 제조업 경영자로 성장하고, 또한 내리막길로 들어선 지역산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상승’과 ‘성공’의 사례로는 조명되지 않는, 에스닉 마이너리티의 경로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역산업의 주역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오랜 멤버로 존재하는 나가타지역 재일코리안을 조명한 본 연구는,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떠다니는 일개 부초’가 ‘지역’에 뿌리내린 역사와 현재에 대한 인류학적 기록이라 할 것이다.
재일코리안에 대한 차별은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 근대화와 궤를 같이하면서 뿌리를 내렸고, 과거사 반성의 부재는 이러한 차별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일본사회에 지금도 남아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2012년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비하 발언은 이념을초월해 국가 자존이 폄하되었다는 피해자의식과 모멸감을 일본인 전반에 안길 정도의 충격이었다. 동시에 이 같은 충격은 가해자로서의 가책에서 해방시켜주는 효과도 가져다주었다. 2002년 북한의 일본인 납치시인 이후 북한/총련을 공공연히 비방하는 데 대한 금기가 풀렸다면, 2012년의 사건은 그 화살이 이제 한국을 향해서도 날아오게 한 것이다.적지 않은 일본인이 느낀 해방감은 민족차별에 대한 금기를 깨고 말았다. 그리고 한국은 이제 조선과 마찬가지로 일본인에게 가해자로 인식된 것이다.
해방 직후 한국으로 돌아온 원폭피해자들의 귀환 서사들은 한국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해방의 공간’이 표상하던 전형적인 내셔널리즘적 수사들과는 구분되는 양가적인 감정이 배어 있다. 해방 직후의 혼란은 단지 정치적 이념이나 경제적 수준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제국의 신민”이었던 이들이 새롭게 생겨나는 국민국가적 경계 속에서 새롭게 부여받은 ‘국민’이라는 정체성 속에서도 쉽게 좌표를 찍지 못한 공간이기도 했다. 또 이 패전과 해방의 공간은 ‘강제’와 ‘독립운동’ 등 기존의 해방공간을 상기하는 국민국가주의적 서사 담론들에는 소환되지 못하는 많은 기억이 상존하던 곳이기도 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귀환이주자들에게 ‘패전의 공간’과 ‘해방의 공간’은 단순히 일본이나 한국이라는 영토적 장소에 한정되지 않았다. 그들은 패전을 맞은 제국 일본의 본토에서 ‘해방’을 맞았고, 귀환한 ‘고국’에서 여전히 ‘패전’의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았다. 전쟁이 종결되고 귀환 결정을 내릴 때, 그 어느 곳도 무조건적인 ‘두려움’의 공간이거나 당연하게 돌아가야 할 ‘막연하지만 열렬했던 환상과 기대’의 장소였던 것도 아니었다. 새로운 이주로 생겨날 두려움과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낯선 이향(異鄕)’이기도 했던 ‘고국’ 과 궁핍과 고통이 지나칠 때는 너무나도 그리운 ‘일본’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