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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문화/문화이론 > 문화연구/문화이론
· ISBN : 9791187750284
· 쪽수 : 540쪽
· 출판일 : 2020-01-28
책 소개
목차
함께 쓰는 서문 4
I. 나의 현장, 바뀌어간 질문들
1. “당신의 국경으로 데려다주세요”: 태국 북부에서의 국경교역 동행관찰기 _채현정 17
2. 나의 아파트 표류기: 이스라엘 도시 슬럼에서의 필리핀 이주노동자 연구 _임안나 55
3. 중국의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만드는 사회적 연안 _최영래 99
4. ‘진심’은 알 수 없는 것: 홍콩 현장에서 바뀌어간 질문들 _장정아 133
II.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1. 가면을 쓴 인류학자: 이란 사회의 정동 읽기 _구기연 195
2. 얼음을 깨뜨리며: 일본 현장연구 과정에서의 해석과 갈등 _김희경 231
3. 두렵거나 비판하거나 납득하거나: 내겐 늘 낯선 베트남 _육수현 259
4. 하지 않은 현지조사는 있어도 실패한 현지조사는 없다: 중국 옌볜에서의 2년과 그 이후 _노고운 295
III. 관찰과 참여의 경계 위에서
1. “당신들은 왜 저항하지 않나요”: 나의 일본 여성 연구 분투기 _지은숙 349
2. 개발의 현장에서 함께 싸우고 기록하다: 필리핀에서의 불의 세례 현지조사 _엄은희 399
3. 베네수엘라 21세기 사회주의가 등장한 까닭은: 민중의 목소리를 찾아서 _정이나 445
4. 한 융합연구자의 경계 넘나들기: 전환기 미얀마의 교육과 개발협력 _홍문숙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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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라오스 상인들이 마을 항구에 배를 정박시키고 다시 배를 몰아 라오스 국경을 넘어가는 일은 가능했지만, 외국인인 나는 그들이 다니는 경로에 동참할 수 없었다. 엄연히 태국에서 라오스로 이동하는 것이고, 나는 외국인이어서 여권 심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국경 통제에 무감했던 시절을 보낸 쏨 언니의 시어머니는 괜찮다며 그냥 다녀와도 된다고 말씀하셨지만, 쏨언니는 그건 불법이라 안 될 것 같다며 난색을 표했다. 처음에는 낯선 라오스 상인을 따라나서는 것이 겁도 나고, 어찌 됐든 국경을 건너는 일인데 잘못 건너갔다가 비자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내가 부딪힌 그런 상황이 연구의 중요한 쟁점이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채현정, “당신의 국경으로 데려다주세요”: 태국 북부에서의 국경교역 동행관찰기)
네베셰아난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곳이 ‘외부인’의 눈에 비치는 것만큼 위험한 곳은 아니라고 느껴졌다. 물론 네베셰아난이 범죄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도시 슬럼임은 틀림없지만, 처음 내가 길 건너에서 바라보기만 했을 때 가지고 있던 이 지역에 대한 선입견과 공포는 다소 과장된 것이었다. 골목길을 걸을 때 자전거를 타고 내 옆을 지나가는 아프리카 남성들은 대체로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라는 정중한 말을 남겼다. 무엇보다 나는 일상 속에서 낯선 이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타자화된 특정 집단과 장소에 대한 왜곡된 시각과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임안나, 나의 아파트 표류기: 이스라엘 도시 슬럼에서의 필리핀 이주노동자 연구)
우리에게는 중국인에 대한 수많은 편견과 정형화된 이미지가 있다. 미디어를 통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듣는 이야기를 통해, 심지어 중국통이라 불리는 유명인들을 통해 우리는 그것을 학습한다. 여러 차례 중국에 출장을 다녀오면서 한때 나에게도 그러한 선입견이 생긴 적이 있다. 그러나 중국 현지조사를 다니는 과정에서, 특히 남쪽 지방에서 만난 다양한 출신과 외모의 중국인들을 통해 나의 선입견은 완전히 깨졌다.
지금 나에게 중국은 다양성으로 설명할 수 밖에 없는 나라다. 비록 강력한 국가체제가 구축하는 사회상이 있을지언정, 중국의 국가권력은 사회집단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국가의 통치영역 바깥에서 지내는 이들도 무수하다. (최영래, 중국의 바다에서 만난 사람들, 그들이 만드는 사회적 연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