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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한국근현대사 > 해방전후사/한국전쟁
· ISBN : 9788952236401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17-05-25
책 소개
목차
가정과 건강
개조와 재건
제도와 행정
건설과 수출
국민과 의무
애국과 안보
주
저자소개
책속에서
1960년대의 “적게 낳아 잘 기르자”, 1970년대의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1980년대의 “둘도 많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같은 계몽적 카피는 인구정책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심지어 주부클럽연합회는 1974년을 ‘임신 안 하는 해’로, 1975년을 ‘남성이 더 피임하는 해’로, 1976년을 ‘나라사랑 피임으로의 해’로 정하고 범국민적 계몽 사업을 전개하기도 했다. (중략) 대한가족계획협회의 ‘부끄러움’ 편(1985년 8월 15일, 「동아일보」에서는 “셋부터는 부끄럽습니다”라는 헤드라인을 써서 아이가 많으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고는 초등학교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질문에 아이들이 대답하는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보디 카피는 다음과 같다. “선생님께서 물어보셨읍니다. ‘형제가 몇이지요?’ ‘저 혼자에요.’ ‘나랑 동생이랑 둘요.’ ‘우리 집은 셋이에요.’ ‘와- 많다.’ 친구들이 모두 쳐다보았습니다.”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의 ‘쥐를 잡자’ 편(1970년 1월 21일, 「경향신문」은 제1회 전국 동시 쥐잡기 운동을 알리는 기념비적 광고다. “쥐를 잡자!”는 헤드라인 옆에 꼬챙이에 찔린 쥐를 펜 드로잉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1월 16일 오후 여섯 시를 기해 전국 일제히 쥐약을 놓아 쥐를 잡기로 했는데, 쥐약은 이(理)?동(洞)사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며, 2차 독성이 없는 인화 아연제 쥐약 20그램씩을 집집마다 분배하고, 안전한 쥐약이지만 개나 닭이 직접 먹지 않도록 유의하고 음료수는 뚜껑을 꼭 닫으라는 내용이다. 정부에서 쥐약 놓는 시간까지 정해주다니! 오후 다섯 시에 쥐약을 놓아도 되지만 꼭 여섯 시에 쥐약을 놓아야 하는 줄 알고 사람들이 그 시간을 맞추었다는 기사도 있다.
세 부처에서 공동으로 낸 ‘부정불량식품 캠페인 3’ 편(1977년 7월 12일, 「동아일보」에서도 처음 광고에서와 똑같은 헤드라인을 쓰고 있다. 정부에서 몇 년에 걸쳐 집중적으로 부정불량식품 퇴치 캠페인을 벌였음을 확인하게 하는 대목이다. 첫 번째 광고와 거의 유사한 내용과 구조를 유지하면서 보디 카피 내용을 약간만 수정했을 뿐이다. 마무리 카피 부분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 유해 식품이 유통된다는 것은 문화 국민의 수치”라고 지적하며 “국민이 무슨 식품이나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사회 바탕이 이룩될 때까지” 정부의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1970년대에 벌써 일회성 광고가 아닌 장기적인 캠페인을 전개했다는 점이 놀라운데, 더 놀라운 것은 장기 캠페인성 광고에서 고려해야 할 메시지의 반복가능성(repeatability)에 유념해 메시지의 큰 틀은 유지하되 내용의 일부만 슬쩍슬쩍 바꾸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