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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52778307
· 쪽수 : 344쪽
책 소개
목차
서문
프롤로그: 정말로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은 걸까
Part 1. 개인의 삶: 나의 일상을 채우는 우연들
-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에 대한 환상
- 사랑은 파이(π)와 같다
- 아이, 좀 더 계획해서 좀 더 완벽하게
- 나의 건강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까
Part 2. 일과 성공: 계획적이고 안전한 삶에 대한 열망
- 과연 그 직업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까
- 성공은 언제나 개별적이다
- 우리가 앞으로의 세상을 예측하는 방식
- “나에겐 완벽한 계획이 있습니다!”
Part 3. 학문: 사소한 사건들이 바꿔놓은 우연의 역사
- 준비된 우연의 법칙, 세렌디피티
-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 진화,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시행착오
- 138억 년 전, 우주가 생긴 어떤 날
Part 4. 미래: 바꿀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별하는 일
- 빅 데이터, 지식 과잉이 주는 부담
- 우리 삶 어디에나 비합리성이 숨어있다
- 창의성은 낯선 상상에서 시작된다
- 미래는 현재 속에 존재한다
에필로그: 우연의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한 고찰
감사의 말
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우연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솔직히 우리는 우연을 싫어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인간의 뇌가 우연을 싫어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밀려들어오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걸러내어 그 속에서 일정한 ‘패턴(Pattern)’을 찾도록 설정되어 있다. 이런 두뇌의 메커니즘은 진화의 산물이다. 석기 시대의 우리 선조들은 눈앞에 나타나는 존재들을 아주 빠르게 식별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저 언덕 위에 불쑥 나타난 것이 전에 만났던 위험하지 않은 녀석인지, 아니면 작년 겨울에 이웃 부족 동굴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녀석들인지 구별하는 일은 생존의 필수 요소였다. 우리의 뇌는 정해진 패턴을 인식한 다음 즉석에서 결론을 내린다. “1번 얼굴, 구내식당에서 본 적 있음. 위험하지 않음! 2번 얼굴, 잘 나가는 대기업에 다니는 건방진 녀석. 위험!”
하지만 우연에는 우리의 뇌가 식별할 만한 패턴이 없다. 그래서 이유 없이 갑자기 나타난 우연 앞에서 종종 어찌할 바를 모르고 주춤거리게 되지만, 곧이어 새로운 인과 관계들을 구성하여 다시금 논리적인 판단을 시도한다. 각각 우연히 일어난 사건들을 끄집어내어 해석하고, 그 안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패턴을 찾으려고 애쓴다. 우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우연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미리 정해진 패턴을 끼워 넣으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불확정성의 원칙에 의하면 물질의 알갱이인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기 때문에 창밖으로 던진 입자가 어디에서 발견될지 알 수 없으며 무엇을 하는지도 예측할 수 없다. 그리고 던져진 입자가 무엇을 하는지 알게 된다 하더라도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불확정성에 따르면 입자의 ‘위치’와 ‘운동력’은 동시에 정확한 값을 측정할 수 없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예를 들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당신은 한 회사의 경영자이고, 회의에 참가하기 위해 비서와 함께 차를 타고 다른 도시로 이동하게 되었다. 당신의 아내는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만 당신이 그 도시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는 전혀 모른다. 몇 주 후에 당신의 아내는 당신의 셔츠 깃에서 립스틱 자국을 발견했다. 그 순간 아내는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되지만 정확히 어디에서 립스틱을 묻혔는지 알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칙이다.
이처럼 전혀 색다른 관점으로 물질의 현상을 설명한 것이 바로 물리학의 양자 역학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양자 역학은 기존의 기계론적이고 결정론적이던 19세기의 우주관을 근본적으로 깨뜨리고 세계에 대한 관점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놓았다.
- 본문 <우리가 앞으로의 세상을 예측하는 방식> 중에서
나의 기대를 채워주고 자아를 실현시켜줄 수 있는 일을 어떻게 미리 알 수 있을까? 또는 내가 알지 못하는, 해본 적 없는 다른 일이 실제로 나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다면? 무엇보다 ‘만족감’이나 ‘행복’과 같은 가치들은 측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예측할 수도 없지 않은가?
오랫동안 경제학에서는 인간의 행동과 경제적 활동 사이의 연관관계를 논할 때 심리적인 요소를 간과해왔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경제학에서는 경제적인 보상으로 인간의 동기를 이끌어내는 것을 중요하고도 당연하게 여겼다. 이러한 주장에 처음으로 의문을 제기한 사람이 바로 대니얼 카너먼이다.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카너먼은 심리학과 경제학의 관점을 접목시켜 행동 경제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였고, 2002년에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카너먼은 자신의 이론에서 인간의 비합리성을 지적하였다. 인간이 경제적으로 판단하고 활동해야 하는 분야에서도 상당히 비경제적이고 비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경제학에서 인간을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로 전제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 방법이다. 카너먼의 주장에 의하면, 인간은 이성보다는 주관과 감정에 의해 비합리적인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 본문 <과연 그 직업이 나를 행복하게 해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