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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파이어

폭스파이어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은이), 최민우 (옮긴이)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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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파이어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폭스파이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437851
· 쪽수 : 452쪽
· 출판일 : 2017-07-25

책 소개

오헨리상, 전미도서상, 브램스토커상 수상작가 조이스 캐롤 오츠가 그려낸 약자로서의 여성, 사춘기 정체성, 사회적 저항에 관한 강렬한 이야기. 조이스 캐롤 오츠의 작품 가운데 가장 강렬한 이야기로 꼽힌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5부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저자소개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은이)    정보 더보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소설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는 전미 인문학 훈장, 전미 도서상, 2019년 예루살렘 평생 공로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 선정 아이반 산드로프 평생 공로상, 공포작가협회 선정 브램 스토커 평생 공로상을 수상했다. 또한 퓰리처상 후보로도 여러 차례 선정됐다. 베스트셀러인 《카디프, 바이 더 시》, 《멀베이니 가족》, 《블론드》, 《저주받은 자들》 등을 비롯해 우리 시대에 가장 오래도록 기억될 여러 작품을 집필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인 《폭포》로 2005년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2020년 치노 델 두카 국제상을 수상했다. 1978년부터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으로 활동했고, 2016년에는 미국 철학회에 가입했다. 현재는 프린스턴대학교, 뉴욕대학교, 뉴브런즈윅 소재의 러트거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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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우 (지은이)    정보 더보기
소설가이자 번역가. 소설집 『머리검은토끼와 그 밖의 이야기들』, 『힘내는 맛』, 장편소설 『점선의 영역』, 『발목 깊이의 바다』 등을 썼고, 『오베라는 남자』, 『뉴스의 시대』, 『폭스파이어』,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 『죽이기 전까진 죽지 않아』, 『위대한 앰버슨가』, 『얼떨결에 시골을 접수한 메르타 할머니』 등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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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렉스. 새도프스키 집안 소녀. 우리 어머니가 좋아하지 않았던 아이. 어머니는 거리에서 렉스를 흘끗 보더니 저 계집애는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얼굴에 못된 년이라 쓰여 있다고, 저 애와 어울리지 말라고 했다. 철로 교각에서 12피트 아래 단단하게 다져진 먼지투성이 땅으로 뛰어내리곤 했던 렉스. 그녀와 어울리던 남자애들. 렉스더러 뛰어내리라 부추겨놓고서는 자기들은 쫄아서 눈에 다 보이게 땀을 흘리며 머뭇거리고 나서야 뛰어내려 놓고서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고 뻥이나 쳐대던 애들. 나는 그녀가 아스팔트 깔린 학교 뒷마당을 성큼성큼 걸어 가로지르는 걸, 거리를 달리는 걸 지켜본 적이 있다. 홀로 고독하게 달릴 때 그녀는 가장 즐겁게 뛰었다.


처음에 그건 피로 이루어진 문신이었다. 핏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고통의 점들이 매디의 왼쪽 어깨를 덮은 창백하고 부드러운 살결에 바늘로 콕콕 찌르는 아픔을 안겼다. 그녀는 턱을 앙다물었다. 그래야 울거나 훌쩍이거나 심지어 골디가 얼굴에 홍조를 떠올리며 그랬던 것처럼 우습다 싶을 정도로 끙끙거리지 않을 테고, 라나가 그랬던 것처럼 몸을 움찔하며 키득거리지 않을 테고, 리타가 그랬던 것처럼 눈에 띄게 몸을 떨며 아랫입술을 깨물지 않을 테니까. 그녀는 이 의식이 고통이라는 것을, 이 의식이 그녀의 살을 절단하는 광기라는 것을 알았지만 정작 그녀가 느낀 건 달콤함이었다. 너무 행복해서 심장이 터질 듯 부풀어.


차체가 홱 돈다. 이제는 뒷바퀴가 뜬 것 같다. 그러다 순간 모든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간다. 중력이 사라진다. 비명으로 가득 찬 그릇이 되어버린 뷰익 차체가 붕 떠서 공중으로 날아오르자 무중력 상태가 된다! 지금 매디는 눈을 크게 뜨고 있다. 그녀는 지금,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제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평생 기억하게 될 것이다! 자동차가 다시 땅에 떨어졌다가 여전히 무중력 상태에 있는 양 도로 튀어 오르고, 뒤집히고, 빙글 돌더니, 살과 뼈와 소녀들의 숨결을 싣고 있는 이 기계는 마치 딱딱한 껍질로 몸을 두른 거대한 곤충마냥 등을 바닥에 댄 채 돌진하고 미끄러지고 구르고 수면을 스치듯 날아가다가 다시 자세를 바로 하더니 또 뒤집히면서 쌓여 있던 눈을 짓눌러댄다. 박살난 유리창을 꿰뚫고 눈이 쏟아져 들어오고 차 지붕은 거대한 손이 거꾸로 으깬 듯 안쪽에서 우그러졌으며 엔진은 마치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광분한 듯 여전히 고속으로 회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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