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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4451406
· 쪽수 : 196쪽
· 출판일 : 2024-08-30
책 소개
목차
소설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제발!
Called or Uncalled
에세이 토끼-오리가 있는 테마파크
해설 유행하는 허구들과 전복의 (불)가능성 ― 이성민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한때 성공적인 사업가였고 지금은 통 속의 뇌인 건록은 물리적으로 닌세이 특수 병원의 3층 병동에 놓여 있다. 원한다면 나를 목향이라고 불러도 좋다. 지난 십 년간은 일평균 다섯 시간 동안 녀석의 몸을 빌려 살았기 때문이다. 나머지 시간은 통에 갇힌 채로 영화를 보거나, 보고서를 읽고 시덥잖은 결정을 내리거나, 회사 곳곳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로 임직원들을 감시하는 데에 쓴다. 출근하지 않더라도 나는 기업 그 자체다.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마지못한 인정일 때도 있었고 순전한 후회일 때도 있었지만 결론은 항상 같았다. 목향은 지금보다 행복해질 수 있었다. 하지만…….
하지만, 으로 시작되는 질책과 변명이 원의 맞닿는 두 호를 이룬 채 머릿속에서 공회전했다. 후회와 자기혐오는 오만을 닮은 변명이 되었고, 공포로 바뀌었다가, 죄책감과 분노와 다른 모든 감정이 되어 길게 늘어졌다. 사이사이에는 까마득한 침묵이 검은 띠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문득 이 방출 스펙트럼이 어떤 원소를 가리키는지 궁금해졌다. 원소라고…… 나는 아직도 이 상황을 지독한 농담으로만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한 개의 머리가 있는 방」)
뉴멕시코 연합국과 하이데라바드 공영권은 휴전협정을 맺었고, 별의 인내자들은 우주로 떠난 개척자들이 인류를 구원하리라는 교리를 퍼뜨리는 중이고, 시골 별장은 관리비를 잡아먹는다. 엄마는 다 무너져가는 목조 주택에 앉아서 좋았던 시절을 추억하는 병자고 나는 돈 귀한 줄 모르는 얼간이다.
그렇다면 누나는 뭘까?
누나가 어떻게 생겼더라?
누나 목소리는 어떻고 성격은 어땠더라?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