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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제목 : 담장 너머 버베나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1717200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4-11-13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71717200
· 쪽수 : 172쪽
· 출판일 : 2024-11-13
책 소개
소중한 존재를 잃고 싶지 않은 소년과 소녀가 상실을 받아들이는 법. 《개의 설계사》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 단요 신작 소설.
목차
담장 너머 버베나
작가의 말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건 늙은 연인의 밀회 따위가 아니었다. 이 순간의 공기에는 그보다 더 섬뜩하고 잘못된 무언가가 깃들어 있었다. 여자가 자세를 바로잡으면서 등에 가렸던 것들이 서서히 드러났다. 여자의 두 손이 있었고, 두 손 아래에 축축하게 젖은 수건이 있었고, 수건 아래에 그늘이 있었고, 그늘 아래에는 경악으로 부릅뜬 눈이 있었다. 늙은 남자였다. 살갗은 밀랍 인형처럼 미끈하게 덩어리진 느낌이었고, 에나멜 코팅만큼이나 진득한 침이 입가에 번들거렸다. 도무지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았다.
“내가 지금까지 한 이야기를 더해보자. 첫째, 망각은 인간이 자신을 지키는 방식이다. 둘째, 한 인간의 죽음은 다른 인간에게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러면 인간이 죽음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죽은 사람을 잊어버려야 해요.”
게다가 패거리가 경찰서에 드나든 것도 절반쯤은 이 자식 때문이었다. 부잣집 도련님들이 수업 도중 도망칠 때 쓰는 샛길을 알려주면서, 지갑이 두둑할 거라고 귀띔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일이 터졌을 때는 아무 책임도 지지 않으려 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얌체 같은 애였다. 하지만 어떤 얌체는 손해 볼 일이라면 무엇이든 피해 가느라 미움마저도 교묘하게 지나치는 듯했다. 얄미움이 진짜 원망으로 변하기 직전에 멈추는 법을, 심술과 장난을 번갈아 건네는 법을 아는 것이다. 마치 본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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