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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00460
· 쪽수 : 112쪽
· 출판일 : 2005-09-29
책 소개
목차
1부
사수자리
빌딩나무 숲
수선화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순례
기타가 있는 궁전
나스카 평원을 떠난 새에 관한 이야기
어느 꿈길
마라의 오아시스
나는 기적을 믿지 않지
일식
참 이상한 꿈이 있었단 말입지
공중정원
공중정원 2
공중정원 3
2부
황홀한 밤
도시의 물관
또다른 제국
Big Band
아마도 일상적으로 돌아갈 아침의 영광에 관하여
아마도 일상적으로 돌아갈 한 얼굴의 죽음에 관하여
까마귀 속에 나의 시간이 있다
햇살의 집
거리를 훔치다
신촌, 우드스탁, 가면놀이
세일즈맨의 오후
숲
빗소리
바람의 배
눈
3부
병든 미아
마루
순례 2
시인 세헤라자데
활홀한 배회
바다
황홀한 떨림
예쁜 똥
당신은 가짜다
붉은 주단의 여관
쓸쓸한 날의 기록
수염
수레바퀴 지나간 길
결별의 노래
- 해설 : 꿈의 사제가 들려주는 묵시의 소리들 / 유성호
- 시인의 말 : 흠의 고백
저자소개
책속에서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에 관한 보고서
1
그곳을 찾았을 때
모든 시간은 무너지고
가없는 기억의 언덕도 무너지고
또닥또닥,
희미한 발굽 소리만 들렸는데
2
잠든 말, 묵상도 없는 말들이 벽에 붙어 있다 너의 소리를 들으려고 널 만진다 그제야 너는 벽화가 된다 널 만지면 황소가 되었다가 사슴이 되었다가 초원을 가로지르는 말이 되고 나는 말 위에 올라타 노래를 부르는 추장이 된다
3
말은 내게 뱃속을 열어 보여준다
건강한 줄기를 먹고 자란 말
빨갛게 화장(化粧)한 말의 뱃속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뱃속에 질서 있게 자리잡은 내장의 곡선에
손가락을 갖다대본다
아프다, 말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른다
뱃속에서 말의 새끼들이 뛰어나온다
4
말이 쏟아져내린다 초원애 내려 거칠게 달려나간다 내가 지겹게 머무는 도시의 거리까지 와서 내 머릿속을 후드득후드득 내달린다
5
밤이 되면 나는 시를 쓴다
거리의 곤고함에 대해
꽃이 침묵하며 피는 이유에 대해
아는 척 쓰다가 말다가 결국
"말은 태양을 잉태했다"고 쓰다가
6
믿음엔 증거가 있어야 한다
내가 검은 말을 타고 요정의 검을 차고
맥베스처럼 "눈앞의 이것이 나인가" 되뇌이며
내 목을 자르고
내 최초의 말이 사는 부족 속으로 들어갔다면
누가 믿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