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4626002
· 쪽수 : 472쪽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책이었다. 여느 역사학자에게 가죽으로 장정된 그 책은 옥스퍼드 보들리언 도서관이 소장한 수백 권의 다른 필사본과 다를 바가 없어 보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알았다. 그 책을 집어 든 순간,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그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나 복잡하면서도 섬세한 과정이 될 것이다. 뱀파이어와 마녀, 빛나는 갑옷을 입은 기사……. 따지고 보면 우리는 동화의 주인공들이었다. 하지만 동화 같지 않은 현실 또한 마주하고 있었다. 나는 협박을 받았고 크리처들은 보들리언 도서관에서 나를 감시했다. 모두가 원하지만, 그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는 책 한 권을 내가 가져다줄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었다. 매슈의 실험실은 침범의 대상이 되었고, 우리 둘의 관계 때문에 다이몬과 인간, 뱀파이어, 그리고 마법사 간에 오랫동안 존재해 온 아슬아슬한 휴전 관계는 불안정해지고 있었다. 지금 나는 새로운 세계에 들어와 있었다. 크리처들끼리 싸우고 검정색 왁스를 흠뻑 묻힌 청동 인장이 비밀의 침묵 군대를 소환할 수 있는 그런 세계. 매슈가 나를 내치고 싶어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할 바가 없었다.
“네가 맞닥뜨릴 위기에서 나는 너를 보호해 줄 수 없어. 너는 깊은 상실과 뼈저린 위험을 알게 되겠지만 환희도 맛보게 될 거야. 앞으로 다가올 어느 날에는 자신의 본능을 의심할 수도 있어. 하지만 태어나던 순간부터 네 두 발은 이 길을 걷고 있었단다. 얼굴에 대망막을 쓴 채 세상에 나온 너를 보았을 때 알았단다. 그때부터 너는 두 세계 사이에 존재해 왔어. 그게 네 정체성이며 운명이야. 다른 이가 너를 그 운명에서 떼어놓도록 내버려 두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