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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88954634151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15-01-30
책 소개
목차
1. 철학
2.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플라톤의 『크리톤』
3.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흄의 『기적에 관하여』
4. 나는 누구인가?―무명 승려의 자아에 관한 성찰: 밀린다 왕의 마차
5. 몇 가지 주제
6. ‘-주의/론’에 관하여
7. 흥미로운 저작들―나의 선택
8. 누구에게 어떻게 이로운가?
참고문헌―어디로 가야 하나?/ 역자 후기/ 도판 목록
리뷰
책속에서
철학은 완전히 낯선 나라가 아님을 기억하라. 여러분은 이미 어느 정도 철학자이며, 여러분이 타고난 평범한 지성에는 철학 영역의 작업 허가증이 들어 있다. 사유 면허를 받기 위해 어떤 비법을 훈련할 필요는 없다. 그러므로 철학 문헌을 읽으면서 질문을 던지고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기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물론 잠정적이라는 데 유의하라. 무엇을 읽든 가장 게으르고 가장 안이한 말, 즉 “누구나 자기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말에 낚이지 마라. (23쪽)
우리가 피해야 할 한 가지는 철학 텍스트를 무비판적으로 읽는 것이다. 지금 소크라테스의 발언에서 도덕적 광신의 조짐이 보이지는 않는가? 그의 혼이 정확히 어떤 해를 입는가? 그 해가 그토록 끔찍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들의 평판과 자식 양육이 위태로운 상황이라면 혼에 조금 해를 입을 각오를 해야 하지 않을까? 어쨌든 소크라테스는 누군가 친구와 가족을 위해 신체 손상을 무릅쓸 마음이 없었다 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이다. (36쪽)
흄이 뿌리 뽑고자 했던 사고는 종교적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었다. 신이 자신의 형상대로 우리를 창조했다는 말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그 믿음에 따르면,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완전히 속하지는 않는 혼성 존재다. 우리의 일부인 신체는 자연의 법칙과 과정에 종속되는 자연물이다. 그러나 이성과 도덕에 대한 이해력을 부여받은 불멸의 영혼 또한 우리의 일부다. (49쪽)
그러므로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물음은 분명 “이게 옳은가?”만이 아니다. 그렇지만 단순히 오래전에 살았다는 이유로 과거의 철학자들이 옳았는지, 또는 그들의 논변이 설득력이 있는지 묻기를 아예 거부하는 입장에도 문제는 있다. 어쨌든 플라톤은 자신이 속한 시간과 공간을 위해서만 글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플라톤은 우리의 주의를 일시적인 것에서 그가 영원하다고 믿는 것으로 돌리려고 끊임없이 시도했다. (109쪽)
헤겔의 대응은 플라톤의 대응과 다르지 않다. 헤겔은 자신이 ‘이념’이라 통칭한 사상들 또는 보편자들의 체계를 가지고 시작한다. 이 체계는 우리의 정신, 우리 사유의 범주들뿐 아니라 우리의 사유 대상인 나머지 현실까지 포괄하는 전체를 구조화하는 추동력이다. 우리의 이성이 심지어 지각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쓰일 때조차 세계와 조화를 이룰 거라고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성적 사유를 하는 주체와 그 대상은 구조, 즉 이념의 구조를 공유한다. (126∼127쪽)
인간적인 고통에 대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사람들이 고통의 이유를 이해하는 경우에만 상당한 고통을 견뎌내리라는 것이다. 흡족한 이유를 발견하면 고통을 영광으로 받아들이기까지 한다. 다른 중요한 사실은 고통받는 이들이 고통의 원인으로 비난할 누군가를 찾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노를 덮어씌워 고통을 차단하는 일종의 마취 행위다. (1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