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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그러다가 흐른다

눈물은 그러다가 흐른다

황성희 (지은이)
  |  
문학동네
2021-04-08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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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그러다가 흐른다

책 정보

· 제목 : 눈물은 그러다가 흐른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78599
· 쪽수 : 152쪽

책 소개

문학동네 시인선 153권. 200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풍경을 날것 그대로의 상상력과 충만한 시적 에너지로 포착해 단숨에 독자를 사로잡은 황성희 시인, 그의 네번째 시집을 펴낸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복숭아를 사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지우개부심/ 자물쇠가 천직인 사람들/ 새의 이웃과 나/ 개의 복수/ 평범한 오작동의 세계/ 모든 것을 피해 살아남은 사나이/ 물고기 사내/ 시시한 세계/ 산만한 국민/ 여긴 지금 안전한 시/ 출구 없음의 마술/ 환영의 사회/ 시간의 능력

2부 그러니까 옳은가
잡동사니의 역사/ 성장의 동력과 잡동사니 기질/ 라면에 관한 오해/ 생선구이/ 새우깡 소년/ 불투명 호갱님의 멘토스 시전/ 소비자의 변심-넌 어떻게 어머니가 싫어?/ 에피소드 대전(大戰)/ 육질의 비밀-발바닥은 서정을 좋아해/ 태양의 입장과 막무가내식 소년/ 의리의 지우개/ 붕歌붕歌/ 의심하는 주특기

3부 이런 게 바로 집으로 가는 느낌
편식의 속사정/ 어젯밤 귤/ 천재 스킬/ 끝이 처음을 장식하는 방법/ 실종의 기교/ 드라이브 멜랑꼴레리/ 눈부신 사생아/ 무식한 비닐봉지/ 해석의 오류/ 불사과한 꿈/ 포도의 신기술/ 콧물의 세계

4부 안녕이라고 할 때는 다들 입 같은 걸 사용하지 않던가요
발가락 마술/ 둔갑술 사연/ 구름이 새겨진 벽지/ 이상하지 않은 아침/ 플라스틱 재능/ 손의 심정/ 입을 사용하는 노래/ 없는 목격자/ 얼굴의 목적/ 진짜 냉장고/ 트럭 신봉자/ 거울 깨는 어린이/ 허공의 맛

5부 어떤 휴지가 콧물을 의심하겠는가
나는 힘이 세다/ 콧물에 대한 신념/ 눈물의 방향/ 노인의 탄생/ 아버지와 코렐/ 자화상/ 집 걱정 신데렐라/ 붉은 사과의 습관/ 다들 여기 왜/ 가위바위보/ 오늘 하루만 더 나무/ 어떤 소원/ 지독한 끝/ 아직은 터널/ 옛날 사람/ 단념

해설| 당신의 아름다운 추상이 끝끝내 상처로 남기를
이철주(문학평론가)

책속에서

끝이 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제품과 맞닥뜨리는 심정 같을 것
아무런 설명서 없이 내가 나를 건네받는 심정 같을 것

얼마 전에는 난데없는 참담함과 속절없음으로
기계의 일부가 마비되기도 했다

(…)

사은품처럼 매일매일 쏟아져내리는 오작동의 경험들
오늘이라고 다섯 번 거짓말치고 몇 분 정도는 우쭐했지만
나 혼자 잘못 아는 건 아닌지 백색소음을 내며 울었다

이 기계는 허공의 낯선 굴곡을 따라 노련하게 움직이지만
더욱 사려 깊은 작동으로 기진맥진한 곳곳을 보호하지만
말을 멈춘 뒤에도 생각은 멈추지 못하는
슬픈 구조를 지녔다

(…)

나와 기계 모두에게 미래는 아무 위안도 되지 못했다
그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그 무엇을 위해서도 아닌
시 한 편을 지금 쓰고 있다는 것 말고는
이 기계의 작동법에 대해 내가 아는 것은 없다

(…)

이 세계의 말과 행동 모두를 잃은 뒤 기계에게 나와
우리 모두에게 서로는 절절한 무용지물이 될 것이었다
_「평범한 오작동의 세계」 부분


처음 여기 왔던 방식과는 다르게 사라진다
날마다 조금씩 어딘가를 향해 옮겨진다

아무 언어로도 말해질 수 없는 비참을 뚫고
눈 닿는 모든 곳에서 자비 없이 달려든다
내게 남은 마지막 순서가 나를 향해 전속력으로

재채기나 속도위반 같은 건 그 와중에 벌어진다
정면충돌의 직전까지는 물론 식사도 계속된다
_「시시한 세계」 부분


몰락은 존재 말고 행동을 원할지도 모른다
행동은 번번이 유보당한 이유가 궁금할 것이다

파국은 명분을 만드느라 창피할 틈이 없고
냉장고는 반찬 냄새 섞인 냉기가 경멸스럽다

실존은 딴짓을 들킬까봐 오래 숨죽이고 살았다
대답이 뻔한 삶을 궁금해하는 것이 부끄러웠다
뻔한 대답을 가진 삶을 이해 못할까봐 두려웠다
_「산만한 국민」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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