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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54680615
· 쪽수 : 148쪽
· 출판일 : 2021-07-0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받아쓰다, 눈의 언어
눈의 손등 / 백 / 백지는 구두점의 무덤이다 / 눈 한 송이와 눈 한 송이 사이 / 검은 돌은 걷는다 / 모래의 책 / 천 하룻밤의 꿈 / 토성의 고리
2부 번역하다, 새의 울음
번역자 / 비유는 흐르지 않는다 / 새벽의 창은 얇은 얼음처럼 투명해서 1 / 새벽의 창은 얇은 얼음처럼 투명해서 2 / 휘파람새 / 앵무 / 불법승 / 이별하는 정오
3부 바라보다, 늙은 숲의 심장
물의 언어 / 물결의 말 / 정원사 / 흰 불 / 청량리 / 쥐불놀이 / 교향시 / 불새의 춤
4부 꿈을 꾸다, 아버지를 토하는
이방인 / 폴림니아 성시 / 파도가 묻다 / 낙하하는 온점 / 어두운 숲의 서커스 / 고해(呱咳) / 겨울밤의 연인 / 은영에게
5부 노래하다, 발이 없는 나의 여인
기도하는 저 손을 / 사과를 그리는 법 / 죽은 꽃이 우리를 지켜본다 / 시리아의 유령들 / 후쿠시마에서 인간은 기차처럼 긴 심연 모를 그림자다 / 나라 없는 사람 / 버려진 여자들이 박쥐가 되어 다시 태어났다 / 세이렌의 노래
해설_당신 발자국에 내 발자국을 내며 걸었다
박상수(시인, 문학평론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자기 자신을 부수면서 쓰는 문장이 있다. 부서지면서 쓰이는 문장이 있다. 그것은 자신보다 오래, 파손의 고통보다도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구두점은 그렇게 믿으며, 온몸으로 자기 자신을 밀어내고, 온힘으로 자기 자신을 통과하며. 거리의 행렬처럼, 행렬에 자신을 내어놓은 거리처럼. 구두점은 구두점으로 이동한다.
_「백지는 구두점의 무덤이다」에서
검은 돌은 고요가 침묵과 다르다는 것을 비에게서 배웠다. 비는 부딪히면서 빛났고 부서지면서 끝없이 말하고 있었다. 비는 냇물이 되어 흘렀고, 흐르는 냇물은 거침이 없었고, 막힘이 없었으며, 자면서도 흘렀고, 흐르면서도 꿈꾸고 있었다.
_「검은 돌은 걷는다」에서
보르헤스는, 오래된 책에는 그 책에 머물렀던 이들의 눈길과 시간이, 그들의 피와 맥박이 깃든다고 한다. 내가 그것 을 펼칠 때, 페이지의 주름마다 숨어 있던 혼들이 함께 책을 읽는다. 책 속 거리에 일몰이 오고 바람이 부는 동안, 내가 빈집의 그네를 흔들며 앉아 있는 동안, 낯선 새 울음소리로 여름밤의 공기가 물결치고, 저멀리 응답처럼, 명멸하는 신호처럼, 그러나 결코 꺼지지 않는 푸른 불처럼, 거울에 빛을 되쏘아 내게로 보내는 누군가 있다.
_「천 하룻밤의 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