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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54686600
· 쪽수 : 232쪽
· 출판일 : 2022-05-13
책 소개
목차
개정판 서문
프롤로그 태초의, 당신에게
1부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
나는 코다입니다
사랑할까 생각했어
들리지 않는 세상 속에서 태어나다
빵을 구워내고 하얀 문장을 만드는 일
어른스러운 아이
2부 어린 통역사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의 명절날
농인 통신 변천사
나는 그냥 ‘보라’이고 싶어
3부 고요하고 반짝이는 세상들
할머니들의 경고
아빠와 함께한 미국 여행
농인의 나라, 갤러뎃대학
우리는 네가 들리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씩씩한 화자
‘나’와 다른 ‘너’를 그대로
4부 나만이 아니었어
우리는 코다입니다
배리어 프리
코다 프라이드
사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일
에필로그 엄마의 엄마에게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손으로 말하고 사랑하고 슬퍼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특별하다고 생각해왔다. 정확히 말하면 엄마, 아빠가 그 누구보다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입말 대신 손말을 쓰는 것이, 입술 대신 얼굴 표정을 미세하게 움직이는 수어를 사용하는 것이 그랬다. 그러나 아무도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았다. 세상 사람들은 ‘장애’ 혹은 ‘결함’이라 불렀다.
나는 내 딸이 청인이든 농인이든 상관없었어. 잘 낳고 잘 자라면 되니까. 어른들은 걱정하지. 네가 만약 농인이었으면 어른들은 실망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우리도 문제없이 잘살았잖아? 네가 농인이라면 평생 수어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으니 행복하고 즐거웠겠지. 청인이면 수어통역을 부탁하고 서로 도와줄 수 있으니까 좋고.
단순히 묻고 답하는 일은 쉬웠다. 그러나 이사할 집을 알아보거나 은행에 전화해 우리집에 빚이 얼마나 있는지를 묻고 통역하는 일은 어려웠다. (…) 보증금 1천 월 20이라는 말을 이해하는 일, 아빠의 현재 재정 상황과 신용을 파악하고 대출 가능 여부를 은행에 묻는 일은 아홉 살의 내게는 난해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수화기를 들기 전에 월세가 뭐고 보증금은 무엇이며 전세는 무엇인지 묻고 또 물어야 했다. 아빠는 미안해하며 찬찬히 단어와 개념을 설명했지만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