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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88954687324
· 쪽수 : 284쪽
· 출판일 : 2022-06-30
책 소개
목차
스위스 _009
옥상의 주샤 _033
나는 잠들었지만 내 심장은 깨어 있다 _055
최후의 나날 _079
에르샤디를 보다 _119
미래의 응급 사태 _143
아무르 _165
정원에서 _181
남편 _201
남자가 된다는 것 _247
옮긴이의 말 | 남자와 여자와 유대인과 그 밖의 모든 사람_279
수록 작품 발표 지면_283
리뷰
책속에서
나는 소라야가 슬픈 미소를 띠고 내 머리카락을 만졌던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 내가 본 건 어떤 품위였다고 믿었다. 자신을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어둠 혹은 두려움과 맞붙어 이긴 사람의 품위.
이게 얼마나 계속될 수 있을까? 나는 궁금하다. 곧 겨울이 올 테고, 바다가 컴컴해질 테고, 비가 내리면 부서진 아스팔트에 웅덩이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안다. 이 상태가 아주 오래 계속되리라는 것을, 부엌으로 가는 길에 낯선 이의 몸을 넘어 다니는 일에 익숙해지리라는 것을. 사람은 그런 것들을 예사롭게 넘어 다니며 살기 마련이니까. 그게 우리에게 더는 짐이 되지 않을 때까지, 그래서 완전히 잊을 수 있을 때까지.
하지만 어린 노아는 왜 뒤에 남아 어머니에게 매달리지 않았을까? 독립성이 자기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자랑거리가 되기 훨씬 전부터 독립성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 긍지는 약함을 강함으로 위장하다보니 결국 정말로 강함이 된 것을 말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필요 때문에 생긴 모든 강함이 그렇듯이 그 기반은 단단하지 않았다. 구덩이 위에 세워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