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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41600334
· 쪽수 : 372쪽
· 출판일 : 2024-05-27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카프카의 그림에 얽힌 역사와 법적 분쟁 7
안드레아스 킬허
그림들 27
1. 한 면 혹은 두 면짜리 낱장 그림, 1901∼1907년경 (작품 번호 1~84)
2. 스케치북 (작품 번호 85~119)
3. 여행 일기에 그린 그림, 1911∼1912년 (작품 번호 120~125)
4. 편지에 그린 그림, 1909∼1921년 (작품 번호 126~136)
5. 일기와 노트에 그린 그림, 1909∼1924년 (작품 번호 137~146)
6. 원고에 그린 문양과 장식, 1913~1922년 (작품 번호 147~163)
카프카의 그림과 글쓰기 209
안드레아스 킬허
“하지만 무슨 땅이 그렇고, 무슨 벽이 그렇단 말인가?” 273
: 카프카가 스케치한 육체적 삶
주디스 버틀러
카탈로그 레조네 287
파벨 슈미트
감사의 말 353
주 354
도판 크레디트 369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미지는 이미지의 특성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글쓰기의 한 형태로서 고려해야 하고, 텍스트는 글의 특성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이미지의 한 형태로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다음에 이어지는 논의의 목적은 한편으로 카프카의 그림을 독자적인 이미지로 이해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글과의 관계 속에서 살펴보는 것이다.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카프카의 경우에는 그 관계에서 마치 텍스트와 이미지가 함께 해석학적 전체를 이룬다거나, 혹은 이미지가 텍스트에 시각적 형태를 부여하고 텍스트는 이미지를 설명한다는 식의 조화를 전혀 기대할 수 없다. 오히려 카프카 작품에서는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에 마찰이 있다. ‘서화(書畫)’가 아니라 ‘서/화’인 것이다.
이 회고에서 브로트는 특기할 만한 시학적 논지를 펼친다. 그가 다른 데서 쿠빈의 자질이라고 묘사했던 것과 동일한 종류의 “복합 재능”이 카프카에게도 있다면서, 카프카의 그림과 글쓰기가 유사한 원리에 따라 작동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지금까지 누구도 카프카의 복합 재능에 대해, 그림과 서사를 바라보는 두 관점의 병존에 대해 탐구할 필요가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브로트는 사실주의와 환상이라는 상반된 개념의 공존이라는 측면에서 이 두 관점의 병존을 구체적으로 조명한다. “글쓰기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림에서도 카프카는 성실한 사실주의자인 만큼…… 환상 세계의 창조자이기도 하다.” 그림에서나 글쓰기에서나 카프카는 외부 세계와 내부 세계가 서로 관계를 맺게 한다고, 혹은 비록 “모순적인” 방식으로나마 두 세계를 “연결”시킨다고 브로트는 주장한다.
카프카의 그림은 “그래픽”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전혀 자연주의적이지 않아서 세부가 “채워지지” 않았고, 장면을 온전히 묘사한 재현이 아니며, 회화가 아니다. 그저 연필이나 먹물로 그린 몇 개의 획으로 이루어졌고, 보여주거나 말하지 않으며 단지 암시할 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카프카의 그림은 미학적으로 회화보다 그래픽아트에 더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