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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러시아소설
· ISBN : 9788954694766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3-09-27
책 소개
목차
시노플리 가계도 6
메데야와 그녀의 아이들 9
해설 | 메데이아, 인류의 어머니로 거듭나다 389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연보 413
리뷰
책속에서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아이가 없던 메데야는 수많은 조카와 그들의 자식들을 크림에 있는 자기 집에 불러모아 조용히 비과학적으로 관찰하곤 했다. 그녀는 그들 모두를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다.
스키타이의 땅, 그리스인의 땅, 타타르인의 땅이었다. 비록 이제는 국영농장의 땅이 되었고 인간적인 사랑 없이 비통에 잠긴 지 오래지만, 재능 없는 주인들 때문에 서서히 황폐해졌지만, 그럼에도 역사는 그 땅을 떠나지 않고 봄의 축복 속에 간직되어 있었다. 돌 하나하나, 나무 하나하나가 이 땅의 역사를 떠올려주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멋진 광경이 메데야의 집 변소에서 펼쳐진다는 것은 조카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이었다.
그들 열셋이 남았다. 이제 막 아버지를 잃은, 아버지의 죽음을 현실로 받아들일 시간도 채 갖지 못한 열세 명의 아이. 오케스트라가 음악을 연주하고 조총이 발사되는 가운데 치러진 몰살당한 선원들의 그 상징적인 장례식이 나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흡사 퍼레이드 같은 군대 오락으로 보였다. 1916년에 죽음은, 죽은 사람들을 거의 벌거벗은 채로 무덤도 없이 도랑에 묻었던 1918년 같은 야단법석을 아직은 떨지 않았다. 전쟁이 벌어진 지 오래였지만 멀리 있었다. 이곳 크림에서 죽음은 아직 낱개로 팔리는 물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