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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판타지/환상문학 > 외국판타지/환상소설
· ISBN : 9788955615463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10-07-24
책 소개
목차
첫만남
구출
혈액형 검사
검색
쇼핑
숲
멀렌 집안 사람들
공동묘지
초대
뱀파이어 무도회
제자리
옮긴이의 말
리뷰
책속에서
종이 울리자 내 옆에 앉았던 남학생이 예상했던 대로 나를 돌아보며 말을 걸기 시작했다.
“미안한데,”
그는 내가 자기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기를 바라며 입을 열었다.
“네 가방 때문에 내가 못 나가잖아.”
그럼 그렇지. 그는 완벽하게 ‘네 가방 때문에 내가 못 나가잖아’ 타입이었다.
“두 번 다시 이 거리를 혼자서 걸어 다니지 않겠다고 약속해, 벨.”
강한 분노로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갑자기 그는 창문을 내리고 외쳤다.
“얘는 닌텐도 사용자란 말이에요!”
그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너도 닌텐도를 하도록 해. 세가로부터 너를 안전하게 지켜주기 위해 내가 늘 여기 있을 수는 없어.”
그가 숨을 내뱉듯이 말했다.
보호본능에서 비롯된 그의 분노를 방해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나는 너무 크게 숨을 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의 분노는 아름다웠다.
우편배달부가 전형적인 스위치블레이드 식의 미소를 만면에 띠고 나를 향해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날씨 좋네요.”
그가 말했다.
나는 어색하게 자세를 바꾸었다. 내가 편안한 기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주제는 수없이 많았지만 날씨는 곤란했다. 나는 다양한 대기 조건에 관해 배우는 학년을 건너뛰는 바람에 관련 용어도 습득하지 못한 터였다.
“네, 오늘은 해가 떴네요.”
나는 시험 삼아 추측해 보았다.
“저기, 아버지께 제가 안부 전하더라고 전해주세요.”
그제야 드디어 나는 알아차렸다. 그는 나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모든 게 명확했다. 현관 벨 울리기, 문 앞에 서 있기, 날씨에 관한 지식 뽐내기. 이 도시에는 사랑받는 책임을 나눠가질 다른 여자애들이 없단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