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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서양철학 > 서양철학 일반
· ISBN : 9788955616637
· 쪽수 : 268쪽
· 출판일 : 2013-04-15
책 소개
목차
옮긴이 서문: 합리적 공동체와 실존적 공동체
지은이 서문
제1장 타자 공동체
제2장 침입자
제3장 얼굴들, 우상들, 물신들
제4장 세계의 잡음
제5장 대면하는 원소
제6장 부패하는 육체, 부패하는 발언
제7장 죽음 공동체
한국어판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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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타자 공동체에 관하여
합리적 공동체-구성원 각자의 제정신이 재현하기만 할 따름인 공통담론을 가진, 그리고 각자의 노력과 열정을 흡수하여 탈개인화시키는 사업기획들을 가진 공동체-의 바로 밑에는 또다른 공동체가 존재한다. (35쪽)
타자는 고통과 ‘죽어야 할 운명’을 간직한 흉터지고 주름진 살을 그 사람에게 노출한다. 그 사람이 헐벗은 자, 빈민, 노숙자, 죽어가는 자-타자-에게 노출될 때 공동체가 형성된다. …… (타자) 공동체는 개인이 타자에게, 외부의 강제력들과 권력들에, 죽음에, 죽어가는 타자들에게 스스로를 노출하는 운동과정에서 형성된다. (37쪽)
합리적 공동체가 한창 작업하는 와중에 형성되는 공동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공동체-죽음과 ‘죽어야 할 운명’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의 공동체-이다. (38쪽)
타자를 고유한 과업들과 잠재력들을 지닌 사람으로 보는 행위는 내가 앞으로 발휘할 가능성들의 현장을 규정하는 또다른 죽음을 감지하는 행위이다. 타자는 나를 돌아보고 죽음의 장벽을 가로질러 맨손을 내민다. 타자는 나의 손이 지닌 솜씨들과 자질들에 호소한다. …… 타자가 요청하는 것은 이렇게 부담을 벗고 자신의 과업들을 면제받자는 것이 아니다. 타자는 자신의 손이 실행하려고 애쓰는 ‘작용들의 도식’을 나의 손에게 부탁하고, 자신의 강제력들이 결핍되지 않도록 나의 강제력들을 자신에게 보태달라고 부탁한다. (190쪽)
타자와의 대면에 관하여
우리는 자신의 외부에서 타자들과 마주친다. 우리의 동료들은 우리의 곁을 지나간다. 그들은 우리가 속한 환경 안의 감각표면들 사이에서 형태를 얻는다. 또한 그들은 우리를 타자들로서 대면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우리의 감수성에 반짝이는 인광들처럼 각인된 감각적 인상들과는 다른 것들로 인정받기를 요구한다. 타자를 인정하는 과정은 타자를 지배하는 법칙을 요구하는 정언명령을 인정하는 과정이라고 칸트는 말한다. 타자를 인정하는 과정은 타자를 존중하는 과정이다. (51쪽)
타자를 타자로 인식하는 과정은 타자의 사고력을 압박하는 정언명령을 감지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정언명령의 강제력-인식하는 자신마저 구속하는 강제력-을 감지하는 과정이다. (54~55쪽)
타자가 나에게 대면시키는 표면들이 ‘나의 자원 및 재능을 요구하는 노출되고 취약한 표면들’로서 나에게 호소하기 때문에 감지된다. 나를 대면하는 타자는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무방비상태로 벌거벗은 맨눈을 나에게 노출한다. …… 스스로를 노출하는 육체의 적나라함은 얼굴의 적나라함에서 파생하는 것이다. (63쪽)
우리는 타자들의 얼굴들에서 타자들의 가치들을 발견한다. 타자들이 표현하는 것들의 의미가 아닌 타자들이 구체화하는-세계의 압력들이 아닌 타자들의 기뻐하거나 원한에 사무친 내면의 강제력이 형성하는-외모에서 우리는 타자들의 관능성이 우상화하거나 물신화하는 것을 목격한다. (110쪽)
소통행위에 관하여
소통행위는 ‘무늬들을 글자들로 알아보는 시각행위의 탈물질화’와 ‘음성들의 흐름들을 단어들과 구문들로 알아듣는 청각행위의 탈물질화’를 실천해왔다. (124쪽)
정보를 전달하는 표현들의 유효한 작동원인자들처럼 우리도 상호교환될 수 있다. 우리의 특이성과 우리의 무한히 분별될 가능성은 우리의 외침들과 중얼거림들, 우리의 웃음과 눈물-생명의 잡음-속에서 발견되고 청취된다. (143쪽)
우리는 배경잡음과 소통하는 것도 소통시키고, 배경잡음도 소통시키기 때문이다. 소통은 육지와 대양들과 하늘들의 진동이 우리 육체의 구멍들에 포착되고 농축되어 확산되다가 배출될 때, 그리고 바람과 바다로 돌아가는 그 진동의 메아리를 우리가 들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 (150쪽)
우리는 우리의 눈이 파악하는 빛, 우리의 자세를 유지시키는 땅, 우리가 말하면서 호흡하는 공기와 온기를 서로에게 소통시킨다. 우리는 흙, 빛, 공기, 온기의 응축물들처럼 서로를 대면하고 원초적으로 소통하는 원소들이 되어 서로를 판단한다. (18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