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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인문 비평
· ISBN : 9791186430514
· 쪽수 : 432쪽
· 출판일 : 2017-09-20
책 소개
목차
서문 8
제1장 실재론자들과 명목론자들 15
제2장 문학이란 무엇인가?(1) 43
제3장 문학이란 무엇인가?(2) 110
제4장 허구의 본성 188
제5장 전략들 292
번역자 후기 387
찾아보기 424
리뷰
책속에서
감각이나 육체가 실물을 해석하여 습득하는 지식의 일종인 프로네시스는 내가 나중에 살펴볼 아퀴나스의 육체에 관한 성찰들과도 관련되는 사항이다. 그때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러 유럽의 계몽운동이 최고조에 달하면, 감각적 특수자를 연구하는 학문이 태동하여 추상적 보편주의를 역습하기 시작할 것인데, 그 학문의 명칭이 바로 미학aesthetics이다. 미학은 마치 인간짐승 같은 모순적인 생물처럼, 더 정확하게는, 우리의 육체적 생명을 형성하는 논리적 내부구조를 탐구하는 학문처럼, 그러니까 구체적인 것들을 연구하는 학문처럼, 살아가기 시작했다. 그때로부터 거의 두 세기가 지나면, 현상학이 미학의 기획과 비슷한 기획을 실행하기 시작할 것이다.
만약 신이 자신의 창조활동을 지배하는 절대통치권을 행사한다면, 그는 자신의 창조활동으로써 빚어진 독립적 생명을 말살해버리고 자신의 영광을 증명할 수 없을 만치 창조활동을 방기해버릴 수도 있다. 그리하여, 정확하게는, 신이 세계를 완전히 지배하는 만큼 세계에서 신의 존재는 사라진다. 그러면 이제 이성理性이나 인간본성은 세계와 인류의 신성한 기원과 종말을 ― 그러니까, 오직 계시啓示로써만 우리에게 전달될 수 있는 진리를 ― 암시할 만한 것을 전혀 내포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물들은 이제 전능한 신을 모호하게 비유하는 상징들로서 존재하기보다는 오히려 자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평범한 인간지식의 대상들이 될 수 있다. 만약 신이 머나먼 신앙의 왕국으로 떠나가면서 사실과 가치를 분리시킨다면, 완전히 세속적인 세계가 태어날 수 있을 것이다. 신성한 것이 과학적인 것에 굴복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저작물들은 허구적 위상에서 비허구적 위상으로 이동하거나 비허구적 위상에서 허구적 위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서양 지식인들의 대다수는 유태기독경전이 역사서의 위상에서 허구저작물의 위상으로 이동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어떤 문화에서 허구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텍스트가 다른 문화에서는 그렇게 간주되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