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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심리학/정신분석학 > 심리치료
· ISBN : 9788955825121
· 쪽수 : 336쪽
책 소개
책속에서
《한 아이 1》은 실제로 있었던 사람들과 실제로 일어난 체험들에 근거해서 씌어진 실제 이야기이다. 나는 여섯 살짜리 쉴라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들이 너무나 건설적이었다는 이유만으로 꽤 오랫동안 《한 아이 1》의 후속편을 쓰기를 주저해왔다…… 하지만 수많은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해서, 또 그 끔찍한 성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제 정열적이고 세련된 젊은 여성으로 성장한 쉴라 때문에도 나는 마음을 바꾸었다. 우리가 함께 보낸 그 5개월은 쉴라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다. 또, 물론 그럴 의도는 아니었지만, 《한 아이 1》은 결국 내가 바라본 입장에 지나지 않았다. 쉴라에게는 그 체험이 전혀 다른 것이었는데, 이 책 《한 아이 2》는 그 이야기의 나머지 반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들어가는 말’ 중에서
바로 그때 문이 콰당 열렸고, 거기에 쉴라가 서 있었다.
쉴라?
사춘기의 호리호리한 몸매에다 아무리 봐도 주황색이 틀림없는 머리를 한 애가 거기에 서 있었다. 불그레한 금발도 아니고 빨강머리도 아니었다. 교통 표지판 같은 주황색이었다. 그리고 곱슬곱슬하게 파마를 한 긴 머리에다 시카고컵스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쳤더라면 이 아이가 쉴라란 걸 알아볼 수 있었을까? 쉴라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크게 자라 있었다. 내가 담임을 맡고 있을 당시의 쉴라는 영양부족으로 워낙 작았던지라 나는 늘 그 애가 조그맣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여기 있는 아이는 겨우 열세 살인데도 키가 족히 160센티미터는 되어 보였다. 그러나 사춘기의 마법이 완전히 펼쳐진 것 같지는 않았다. 여전히 호리호리했고 성숙이 덜 된 어린아이의 모습이 몸 전체에 남아 있었다.
엄마에게,
제가 그동안 얼마나 불행했는지 아세요? 제가 그동안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아세요? 왜 저한테 그렇게 하셨죠? 한밤에 자리에 누워서 이런 생각들을 해요. 왜 내가 엄마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알아내려고요. 그런데 엄마는 그게 어떤 건지, 버려진다는 게 어떤 건지 아세요?
“전 그 고속도로에서 엄마가 날 버렸을 때 왜 그랬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마 엄만 그럴 생각은 아니었을 거예요. 사고였을지도 몰라요. 문 손잡이가 열려 있었을지도 모르죠. 그래서 내가 차에서 튕겨나온 건지도 몰라요.”
여전히 천장을 바라보고 있는 쉴라의 표정은 점차 자신의 내면으로 가라앉아가고 있었다. “내가 잘 있다는 걸, 내가 엄마를 보고 싶어한다는 걸 엄마가 안다면 아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서 나는 계속 침묵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