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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88957076637
· 쪽수 : 360쪽
책 소개
목차
1. 오늘부터 신을 믿기로 했다
2. 그 돈을 쓰는 자에게 재앙 있으라
3. 돈세탁 미녀
4. 대담한 아마추어
5. 하느님도 부처님도 이제는 없다
6. 여자는 모두 모네
7. 꿈 사고팔기
8. 어떻게 하면 토마토가 달콤해져?
9. 도둑잡기 카드놀이
10. 이케 씨와 노노 군
11. 돈은 강물이 흐르듯이
12. 먼저 쓰는 게 임자
13. 불행한 소년에게 희망을
14. IN GOD WE TRUST
15. 시야가 좁은 사람
16. 내밀한 미션
17. 남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미소
18. 고토(핸드kotou Hand)
19. 피안 코뮌
20. 고향 되살리기
21.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22. 인간 재생 공장
23. 피안의 돈
24. 정말로 갖고 싶은 것은 이 세사엥 없다
25. Printed Matter
26. 지옥에서 부처를 만나다
27. 올빼미의 결단
28. 서복(徐福) 계획
29. 뒷일은 모두 내게 맡겨주십시오
30. 악마를 만나본 적이 있어요?
31. 고향은 아득히 멀기만 하고
32. 고토, 투항하다
33. 최초의 도미노는 쓰러졌다
34. 또 하나의 이름
35. 우연한 공동 작업
36. 성자필쇠(盛者必衰)의 이치
37. 매국노들
38. 사기꾼과 선승(禪勝)
39. 돈만 있으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
40. 자유이 대가
41. 총천연색 꿈, 아프디아픈 꿈
42. 나는 당신보다 훨신 단순합니다
책속에서
“역시 환상이었어.”
새 출발을 위한 전별금을 받았나 했더니만 결국 이 모양 이 꼴이다. 그건 그저 한번 구경이나 시켜준 돈이었다는 얘기다. 아예 철저히 돈이 붙지 않는 운명을 타고난 것일까. 잠깐 꿈을 꾸게 해준 것만도 고맙게 생각하라는 뜻인가. 한순간이나마 신이 있다고 믿은 내가 바보였다. 하느님이고 부처님이고 진즉 다 죽었다. 그렇다면 그건 악마의 돈이었는지도 모른다. 지금쯤 그 두툼한 돈다발이 헌 신문지로 싹 변해버렸는지도 모른다. 그래, 지금 당장 시든 낙엽 쪼가리로 변해버리라지, 하고 남자는 생각했다.
날치기가 내 대신 그 돈을 펑펑 쓸 것이다. 남자는 날치기가 도망간 방향을 멍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웠다.
그 돈을 쓰는 자에게 재앙 있으라!
“자네는 이 세상이 어떻게 변하기를 원하나?”
이케지리의 물음에 어린 노노미야는 막힘없는 어조로 이렇게 말했었다.
“돈 많은 사람이 훌륭하다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에요. 돈만 있으면 남을 강제로 부릴 수 있다니, 자유를 빼앗고 노예로 삼을 수 있다니, 그건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사람들이 모두 돈의 힘은 만능이라고 믿어버리기 때문에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채로 살고 부자는 점점 더 부자가 되는 거예요.”
“그런 세상을 무너뜨리고 싶겠지만 그 전에 너 자신이 무너질 거야. 돈이 모든 것인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돈이 많아봤자 별 의미 없는 사회가 되면 좋겠죠.”
어린 노노미야는 그저 생각나는 대로 치졸한 이론을 펼치는 것처럼 보였지만 거기에는 확고한 사회변혁의 의지가 있다고 이케지리는 생각했다.
“예수그리스도 같은 소리를 하는군. 너는 돈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세상을 증오하는구나?”
“성서라면 저도 읽어봤어요. 예수는 좋은 말을 했죠. 만일 당신이 완전해지기를 원한다면 지금 집에 돌아가 당신이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베풀어라, 그렇게 하면 하늘에 보물을 쌓게 된다.”
“마태복음이로군. 네가 지금 살아가는 국가나 공동체뿐만 아니라 가족에게서도 벗어나려는 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