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57077122
· 쪽수 : 304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Ⅰ. 형호 씨가 언제부터 이런 사람이었어?
Ⅱ. 아내의 방은 말이 없고
Ⅲ. 헨젤의 조약돌
Ⅳ. 코카브 4T의 베타님
Ⅴ. 나는 때로 네가 되고
Ⅵ. 이유 같은 걸 따질 이유는 없는 일
Ⅶ. 시간의 문이 곧 열립니다
에필로그
-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저는요. 딱 1년만 되돌리고 싶어요.”
“1년이오?”
“1년…… 1년 전에는 모든 게 달랐거든요. 지금의 저를 상상할 수 없었던 날들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불행이라는 게 달려들더군요.”
“그게 어떤 종류의 것인지 물어봐도 되나요?”
어느새 내려앉은 붉은 석양이 머뭇거리는 그의 얼굴을 감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그녀는 좀 유별났어요.”
말은 그러하면서도 눈앞에 그녀가 있기라도 하듯 그의 눈은 빛났다.
“우리는 죄인도 아니고 정신 이상자도 아니에요. 우리는 그저 우리 자신의 삶에 솔직하고 싶은 사람일 뿐이며, 상처로 둘러싸인 이 세계의 일부일 뿐이에요. 그것은 누구의 탓도 아니지요. 고의로 상처를 만들려는 자는 없으니까요. 어쩌면 세상의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는 게 아닙니까? 이 세계는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일들로 가득하니까요. 모든 것을 다 가졌다 해서 행복을 보장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해도 평화를 얻는다고 보장할 수는 없어요. 우리 코카브는 그 어둠 속에 새로운 길 하나를 제시한 거예요.”
“그런데 그때는 몰랐어요. 그 여자가 어떤 속옷을 입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어떤 일에 웃고 어떤 일에 우는지, 얼마나 아픈지 왜 슬픈지에 대해 관심조차 없게 될 날이 오리라고는. 그런데 정말 그런 나날들이 오더군요. 오래 걸리지도 않았어요.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듯 아주 금방이었죠.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냉랭했던 것은, 불행해졌던 것은, 아들의 죽음 때문만은 아닐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