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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기타국가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88957590799
· 쪽수 : 232쪽
책 소개
목차
1권
감사의 글
1. 1622년 7월, 마드리드
2. 1999년 9월 중순, 마드리드
3. 거울
4. 상징
5. 실종
6. 미궁
7. 암호
2권
8. 패러독스
9. 거울의 상징
10. 가상 현실
11. 시간과 공간
12. 실제와 허구
에필로그
부록
책속에서
... 어린 시절에 본 영상이 뇌리에 떠올랐다. 어린 시절 나를 자주 괴롭히던 영상. 다행히 예술 전문가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이겨낼 수 있었던 영상이다. 내가 꼬마였을 때의 일이다. 그림들, 삽화가 많이 실린 책들, 사진들, 액자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나는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그런 것들은 내가 실제로 살아볼 수 없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단지 다른 사람들이 나를 위해 창조해 낸 삶의 모습들이었던 것이다. 내가 그 속에서 실제로 살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모습이나 모험이 부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질투하는 그 인물들 역시 자신들이 나타내는 삶을 실제로 살아보지 못했다는 사실을. 삶이란 그런 것이었다. 실제와 환상의 혼동, 삶이 다 그런 것이라면, 그림을 연구하는 직업보다 좋은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모래로 만든 거울의 허구를 파헤치는 것보다 좋은 직업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나는 환상에서 깨어났다. 요 며칠은 환멸의 연속이었다. 무언가 행동해야 했다. 나는 내가 두 가지 결심을 한 것을 기억해냈다. 이제 새로운 결심을 하나 추가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세 번째로 할 일은ㅡ나는 다짐했다ㅡ파블로 아라나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시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누리아는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붙였다. 게다가 파블로는 벨라스케스 그림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다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네 번째로 해야 할 일이 있다. 그림과 관련된 사항을 모조리 파악하는 것이다. 어쩌면 반드시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루이스 멘데스 데 아로의 초상화를 파헤치다 보면 만능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편집증에 빠져서는 안 된다. 편집증에 빠져도 감정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 1권 본문 197~198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