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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7752562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1-01-25
책 소개
목차
추천의 글
작가의 글
최치원의 행적도
등장인물
번개
쌍가락지
동남풍을 타다
황제의 도시
신비한 산(종남산)
고란초의 비밀
국자감
어사화를 꽂다
십팔 세의 진사
백거이白居易를 만나다
신선들이 머무는 곳
저자소개
책속에서
최치원 진사 계십니까? 최치원 진사님, 어디 계세요?”
무척이나 다급한 목소리였다.
“여기 있소. 뉘시오?”
치원이 사내 쪽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치원의 목소리를 들은 사내가 말에서 내려 급하게 뛰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아, 잘 찾아왔군요. 예부에서 나왔습니다. 최치원 진사님의 발령장을 가지고 왔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깊은 산중에 계십니까?”
사내는 숨을 몰아쉬며 치원에게 발령장을 전했다. 치원은 짙은 어둠 속에서 호몽이 들고 있는 횃불에 의지한 채 사내가 주고 간 발령장을 펼쳐 들었다.
“장원 급제를 하셨으면 그대로 벼슬길로 나가시지 뭣 하러 이 깊은 산속까지 들어오셨나? 이거 원 황송해서 몸 둘 바를 모르겠군. 아이고, 진사 어르신 풍채가 훤하십니다.”
선사는 여전히 히죽히죽 웃으며 여유 있게 농을 던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치원이 먼저 앞으로 나서며 삼배를 올렸다. 현준스님과 호몽도 그 뒤에서 역시 삼배를 올렸다.
그날 밤, 치원은 모처럼 시원한 샘물로 몸을 씻으며 묵은 상념까지 모조리 털어내고 돌아왔다. 그리고는 오랜만에 현준스님과 찻상에 마주 앉아 향기로운 차를 마시며 그 향기에 흠뻑 젖어들며 그간의 이야기를 정겹게 풀어내고 있었다.
그때 밖에서 웬 인기척이 나는가 싶더니 잠시 후 뜻밖에도 최승우가 방문을 열며 들어섰다. 그의 입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오랜만입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시는군요! 종남산에서 몇 년 전에 뵙고 서라벌에서도 먼발치로 만났었죠?”
현준스님이 일어서며 최승우를 반갑게 맞이했다.
“그랬었나요? 이 사람은 취생몽사하는 사람이라 기억력이 정확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