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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역사소설 > 한국 역사소설
· ISBN : 9788957752609
· 쪽수 : 346쪽
· 출판일 : 2021-02-10
책 소개
목차
서라벌의 굴욕
곡령청송
현자와 소통하다
평화통일의 비밀
후백제를 바치다
평화를 위한 민초들의 결단
자운의 빛을 찾아서
이국이민시의 실천
내 몸의 숨결(풍류도)
승천하는 네 마리 학
최치원이 남겨둔 글 자유인실행自由人實行
추서
저자소개
책속에서
왕의 지시를 받은 조정대신이 풍수지리에 밝은 현자를 찾아서 어떠한 장소가 좋으냐고 물어보자 현자는 “최치원 선생의 위대한 행적이 남아 있는 곳을 모두 살펴본 후 인과관계가 후세에까지 전해 갈 수 있는 곳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자는 최치원 행적을 면밀히 살펴보고 와서 조정대신에게 보고하기를 오랫동안 신라 태수직 생활을 하던 곳 중 낭혜화상비가 잘 보존되어 있는 성주사와 고려국 국태민안을 위해서 많이 기도했다고 하는 부석사(충남 서산군 소재) 지역 중심에 소재하고 있는 천하명당으로 소문난 보금산(현재 충남 홍성군 장곡면 소재)이 좋다고 말했다. 조정대신이 입궐하여 현종왕에게 즉시 이러한 사실을 고하자 현종대왕는 선성\묘를 보금산 자락에 즉시 조성하라고 하명하였다.
화개동(또는 호중별유천壺中別有天이라고도 함)이라는 시문에서 동방군자국(한반도)은 해와 달의 허공 밖에 있고 하늘과 땅은 태극 가운데 있습니다. 동쪽나라 동방군자국 화개동(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는 마을 즉 불교 화엄세계를 말함)은 별천지 속에 신선의 경지, 신선 옥 베개 밀치고 일어나니 어느새 천 년이구나. 즉 오늘 하루하루의 순간순간들을 천 년처럼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라고 말한 것입니다. 즉 지금 이 순간이 제일 소중한 시간임을 가르친 것입니다.
보리왕후 능을 참배하고 왕거인과 무성도사와 헤어진 후 언덕 위에 있는 성당으로 향했다. 밀리엄 수녀는 여전히 성당을 지키고 있었지만, 그녀도 나이를 이기지 못해 머리의 백발을 쓸어 넘기며 굽은 허리를 겨우 폈다.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어요.”
손에 건 묵주를 헤며 밀리엄 수녀가 조용히 말했다.
“수녀님께서는 고향이 그립지 않으세요?”
호몽이 그녀의 손을 잡으며 따뜻하게 물었다.
“이 나이에 고향이 어디 있겠어요? 이 언덕이 저의 고향이지요. 제가 이곳에 온 지도 육십여 년 가까이나 되는데요. 이곳에 와서 저를 따라 천주교를 믿는 백성이 저의 가족이고 형제들이죠. 최아찬께서는 제가 천주님 나라로 떠나고 나면 저를 이 언덕에 묻어주세요. 십자가가 잘 보이는 이곳에요.”
밀리엄 수녀가 서쪽 하늘을 바라보며 씁쓸히 웃었다. 그때 언덕에 있던 아이들이 성가 연습을 하며 느티나무 밑에서 큰소리를 냈다.
“저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