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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88958075448
· 쪽수 : 168쪽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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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책속에서
우리는 점점 부모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설명해야 할 귀찮은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귀찮은 것을 감수하고 설명해 봤자 이해할 수도 없다. 나도 이해지 못하는 우리 가족을 누가 이해하겠는가? 가족이 줄어드는 공간에 다른 사람이 들어온다. 예컨대, 여자 친구 같은 것.
역시 내가 리드를 해야 하겠지? 근데 어떻게 하는 거지? 일단 연주를 눕혀야 할 텐데, 방 안에 침대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첫 경험은 여자를 안아 들고 침대에 눕힌 뒤 아기처럼 소중하게 다루며 하고 싶었다. 현실을 따르기로 했다. 그나마 탁자가 있으니 다행이다. 다행이라고? 좁은 탁자 위에서 어떻게 하지? 다리를 굽히면 가능할까? 그러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연주는 경험이 있을까? 어쩌면 많을까? “섹스?” 연주의 말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그 말이 여기서 왜 나와?” 연주의 목소리는 그대로 뿅망치가 되어 내 뒤통수를 쉬지 않고 가격했다. “바람이나 쐬러 가자.” 나는 잠시 움직이지 못했다. 축축해진 손바닥을 바지에 문질러 닦고 헛기침을 몇 번 한 뒤 조용히 연주 뒤를 따랐다.
“너도 후회하지 않을 거야.” 연주의 목소리가 내 눈을 뜨게 했다. “아빠, 만나 봐.” “나는 아직 어른 되기 싫은데.” 나는 내 목소리를 들었다. “거 봐.” 연주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마마보이 맞잖아.” “아니라니까!” “그럼, 뭐야?” “어떤 진실을 알게 되는 것?” 그건 내 마음이 하는 소리였다. 역시 나는 진실을 아는 것이 두려웠던 걸까? 어떤 진실이 나를 두렵게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