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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책읽기/글쓰기 > 책읽기
· ISBN : 9788958204886
· 쪽수 : 264쪽
· 출판일 : 2017-10-20
책 소개
목차
부록
서문_이상한 학교를 소개합니다
1 · 막다른 골목에 서다
2 · 가족이 함께 강을 건너
강을 건너는 사람들
3 · 인류의 고전을 읽으며
250년을 달려온 열차
세상의 모든 커리큘럼
옛적길을 따라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책
인문학의 재발견
역사를 따라가는 공부
로고스 고전학교, 촛불을 켜다
4 · 식탁에 둘러앉아
어색한 식탁
공자의 식탁
루터의 식탁
고전 읽기 워밍업
위대한 시간표
5 · 진리와 자유를 실험하고
더 큰 학교를 열다
6년간의 진리실험
그래서 학비는?
그래서 대학은?
6 ·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며
웃고 있는 사진을 찍기까지
실패를 통해 배운 것들
아이들은 떠난다
그들은 함께 바다를 건넜다
고전 읽는 가족의 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우리 학교는 작은 학교다. 학생은 4명. 어른 학생 2명, 청소년 학생 2명. 아, 그리고 강아지 학생이 1명 더 있다. 아주 산만한 학생이지만 없어서는 안 될 친구다. 쉬는 시간에 모두를 즐겁게 해주는 오락 담당이다. 어른 학생들은 편의상 대외적으로 교사의 직함을 가졌지만 사실은 학생이다.
우리 학교는 선생님이 많다. 학생보다 훨씬 많다. 교사 1인당 학생 수에서 세계 최고다. 대충 헤아려도 100명이 넘는다. 교사진도 최고다. 국내외 석학들이 즐비하다. 교사들 대부분 연륜이 깊다. 가장 나이 많은 교사는 2000세가 넘는다. 소크라테스와 공자 선생님이다.
우리 학교는 낡은 교과서를 쓴다. 책은 대부분 밋밋한 흑백이고 도표나 그림도 많지 않다. 수학은 유클리드가 쓴 『기하학 원론』으로 배운다. 사회는 루소의 『사회계약론』, 한문은 『논어』로 공부한다. 국어 공부로 『백범일지』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고, 영어로 『어린왕자』를 본다. 윤리와 사상은 플라톤의 『국가』로 공부한다.
겉으로 보기에 우리 집은 멀쩡했다. 나름 행복했고 큰 문제도 없었다. 두 아이는 학교에 잘 다녔다. 학교 공부를 곧잘 했고 친구들과도 잘 지냈다. 우리 부부도 그랬다. 밖에서 활발했고 제 역할에 나름 충실했다. 인생살이 통증이야 있었지만 겉은 멀쩡해 보였다.
문제는 그 ‘통증’이었다. 어느 날 질문이 찾아왔다. 성장통일까, 아니면 큰 병의 전조일까? 이미 깊어져 나오는 증상은 아닐까?
아이들의 가슴이 굳어가고 있었다. 부모가 전해주는 옛사람들의 지혜를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던 시절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차갑고 딱딱해지는 방어막 뒤로 아이들의 마음에 달려드는 것들이 보였다. 욕망의 문화, 돈의 환상, 과대포장된 대학의 가치와 강요, 생각 없는 공부, 판단 없는 열심, 이웃이 빠진 성공 신화 같은 것들이 스며들고 있었다. 영원한 가치를 지닌 것들이 아니었다.
어려울 것 없다. 90분이다. 90분만 있으면 누구나 가족 학교를 만들 수 있다. 거창한 건물과 교사와 커리큘럼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온 가족이 90분의 시간만 함께할 수 있으면 된다. 불변하는 것들과 접속하고, 살아가고 사랑하고 꿈꾸는 것들을 나눌 수 있으면 된다.
일반학교에 다니든 대안학교에 다니든 상관없다. 취업을 했든 창업을 했든 상관없다. 어디에 있든 학교 위의 학교, 공부 위의 공부를 세운다. 인생의 나침반을 세운다. 90분의 절반이 식사 시간이어도 좋다. 가족만이 누리는 특권 아닌가? CEO들이나 하는 인문학 조찬모임을 집에서 하는 셈이다. 지난 6년간 우리가 했던 모든 일의 궁극적인 실체가 있다면 이 90분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고 “진리의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가족 학교 90분”이 어찌 그리 어려운지. 늦잠 자고 인터넷 하고 극장 가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가족 학교 90분은 어렵다. 막상 시작하려면 일이 터진다. 시간이 없다. 사실 없는 것은 시간이 아니라 마음이다. 절박함이다. 늘 급한 일에 쫓기면서 중요한 일을 방치하는 데 길들여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