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처럼 낯선

제1부
1. 경마장에서
2. 새로운 블랙홀
3. 저편 너머 이편
4. 비밀번호
5. 고층 빌딩 신축 현장에서
6. 좌우 그리고 상하
7. CCTV - 의뢰인
8. CCTV - 알리바이
9. CCTV - 모니터
10. CCTV - 심야 근무 중
11. 손 모델
12. 구장에서
13. 모델하우스에서
14. 카지노에서

제2부
1. 마케팅 에피소드 - 마케팅팀
2. 마케팅 에피소드 - 시제품
3. 마케팅 에피소드 - 모터쇼
4. 마케팅 에피소드 - 쇼핑 카트
5. 마케팅 에피소드 - 마케터
6. 마케팅 에피소드 - 소비자
7. 마케팅 에피소드 - 어느 군의 지역 특산품 개발 회의
8. 마케팅 에피소드 - 그린 피
9. 마케팅 에피소드 - 신제품
10. 마케팅 에피소드 - 브랜드
11. 마케팅 에피소드 - 맛 마케팅
12. 마케팅 에피소드 - 색마케팅
13. 마케팅 에피소드 - 테스트
14. 마케팅 에피소드 - 디스플레이
15. 마케팅 에피소드 - 서비스 담당 직원
16. 마케팅 에피소드 - 신상품
17. 마케팅 에피소드 - 소비자

제3부
1. 지옥처럼 낯선
2. 한쪽 다리
3. 한 달에 한 번
4. 후식
5. 첫눈 오는 초저녁
6. 역전
7. 세 사내
8. 공원 벤처
9. 시내 동물원

제4부
1. 가만 두고 보다
2. 한뎃잠
3. 헌옷 도둑
4. 지금은 함박눈이 오는 점심때
5. 빗소리
6. 시내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다
7. 순환선
8. 맞상대
9. 눈 청소
10. 눈 구경
11. 첫 봄비가 내리다
12. 옥탑

제5부
1. 소풍 가잔다
2. 보슬비 내린다
3. 밥 먹자
4. 대작
5. 인 가난
6. 영구차를 타고
7. 올해 장마
8. 밥 한 끼 같이
9. 익반죽
10. 풀 자리
11. 몸주체
12. 같이 쉬다
13. 한 잔 마시자

- 작품해설 / 부정의 대위법 : 권혁웅(시인)

한 달에 한 번

행색이 더러워서 나이 알 수 없는 여자가
공원 벤치에 앉아서
건너편 약국으로 갈 듯 말 듯
자주 쳐다보았다

평소에는 실밥 터진 보따리 하나 들고
태평스레 거리 걷다가 버즘나무에 기대 쉬다가
때 되면 식당 뒷길 쓰레기통에서
음식 골라 먹었다

지금 여자는 꿉꿉해서
힘 주어 엉덩이 오므리고는
지나가는 젊은 처녀애들 살펴보며
말 붙일 듯 말 듯하다가
공원 벤치에서 벌떡 일어났다

한 달에 꼭 한 번
오늘도 여자가 약국 앞에 와서 서성거리니
여약사는 미간 찌푸리다가
두툼한 비닐봉지 들고 나와 건네주었다
벙시레, 여자가 생리대 꺼내 보다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