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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동양철학 > 중국철학
· ISBN : 9788960179394
· 쪽수 : 396쪽
· 출판일 : 2015-01-3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황제내경』은 ‘어떻게 질병을 치료하는지’를 서술하고 있지만 본래 이 책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진짜 핵심 내용은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약을 먹지 않고도 건강하여 백 세까지 장수하는 삶을 사는지’에 관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황제내경』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핵심 이치인 ‘치미병(治未病)’ 즉 ‘아직 병들지 않은 것을 다스린다.’는 원리이다.
『황제내경』의 탁월함은 기능을 먼저 논한 다음, 각 기능과 관계된 신체 기관을 한데 묶었다는 데 있다. 예컨대 사유, 정신, 의식 활동이라는 기능을 먼저 말한 다음 이러한 활동을 뇌와 심장이 공동으로 주관한다고 밝히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이는 『황제내경』에서 가장 탁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형체에 국한되지 않고 형체를 초월하여 몇 개의 단일한 형체, 몇 개 기관의 조합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 과학에서도 연구를 통해 사람의 생리적 기능이 어떤 한 개의 개별 기관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님을 밝혀내었다.
고대의 명의 화타(華?)도 이런 방법으로 병을 고치는 데 탁월해서 ‘정지(情志)’를 통해 다른 ‘정지’로 말미암은 병을 극복하고 이를 치료했다. 한번은 어떤 마을의 군수가 고민이 너무 많아 병이 들었는데 그를 진료한 화타는 이렇게 말했다.
“나리의 병을 고칠 수는 있으나 그 전에 내게 먼저 충분한 사례금을 주어야 하오.”
군수는 명의 화타가 못 고칠 병은 없으니 분명 자기 병도 고치리라고 믿고는 바로 그가 원하는 액수의 사례금을 건넸다. 그런데 화타는 사례금을 받고 나서는 병을 고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채, 달랑 서신 한 통만 남기고 그곳을 떠나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그 서신에는 군수를 향한 욕지거리가 한바탕 신랄하게 적혀 있었다. 서신을 읽고 난 군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더니 급기야는 입에서 검은 피를 쏟고 말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피를 토함과 동시에 그 안에 쌓여 있던 울적한 감정들도 함께 쏟아져 병이 순식간에 나았다. 처음부터 화타는 군수의 감정을 격발시켜 그 마음에 쌓인 울적함을 쏟아내게 하여 병을 치료하고자 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