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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2336
· 쪽수 : 113쪽
· 출판일 : 2015-04-10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개새끼, 개의 새끼 ― 13
후에, 후회 ― 14
마늘밭에서 ― 16
양철 지붕 ― 18
닭에 대한 명상 ― 20
매미 ― 21
바랭이 ― 22
서늘한 무 ― 23
무상 ― 24
고사리비 ― 25
불혹 ― 26
머위 밥상 ― 27
승냥이, 울다 ― 28
야상곡(夜想曲) ― 30
빈처(貧妻) ― 31
제2부
우리 시대의 우화 1 ― 35
우리 시대의 우화 2 ― 36
우리 시대의 우화 3 ― 38
우리 시대의 우화 4 ― 40
우리 시대의 우화 5 ― 41
우리 시대의 우화 6 ― 42
우리 시대의 우화 7―찬란한 인생 ― 44
우리 시대의 우화 8―일 포스티노 ― 48
우리 시대의 우화 9―시창작교실 ― 50
우리 시대의 우화 10 ― 52
우리 시대의 우화 11 ― 54
우리 시대의 우화 12 ― 55
제3부
흰밥 한 사발 ― 59
질경이 ― 60
동백꽃 ― 61
베란다 텃밭 ― 62
묘선(猫仙)을 만나다 ― 64
guilty, not guilty ― 66
매미 2 ― 68
복고풍의 사랑 2 ― 70
봄날은 간다 ― 71
리미티드 에디션 ― 72
참죽나무 새순을 따다 ― 73
낙화 ― 74
서울 구지가(龜旨歌) ― 75
열꽃 ― 76
당신의 시간 ― 77
제4부
자화상 1 ― 81
자화상 2 ― 82
자화상 3 ― 83
굴비(屈非) ― 84
달팽이 똥 ― 85
꼴값 ― 86
그냥 ― 88
Ⅹ에 대한 담론 ― 90
창, 피하다 ― 92
불현듯 ― 93
풍장(風葬) ― 94
이어도 ― 95
불치병 ― 96
해설
장석주 풍경-가족 망상과 멜랑콜리―박현의 시 세계 ― 97
저자소개
책속에서
승냥이, 울다
논산장례식장 주차장
한 떼의 펭귄이 열을 맞춰 걷는다
선두의 펭귄은 다리를 전다
대학생 막내에게 도가니를 빼먹였을 터이다
가슴을 움켜쥔
파마머리 펭귄은
벌이가 시원찮은 아들 탓에
밤봇짐을 싼 큰며느리를 어르느라
간과 쓸개를 빼먹였을 터이다
입을 오물거리는 합죽이 펭귄은
발정 난 둘째에게
하늘의 이치를 가르치느라 데려온
베트남 새아기에게
금니를 빼어 먹였을 터이다
거죽만 뒤집어쓴 펭귄들
대학병원 마크가 커다랗게 찍힌
조제약 봉투를 찢어
여봐란 듯이 입에 털어 넣으며
간과 쓸개와 도가니의 빈자리를
효심으로 변성한
화합 물질 덩어리로 채우고는
갱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장례 예식장으로
먼저 간 펭귄을 애도하러 간다
승냥이, 운다
동냥젖으로 키운 승냥이
부러진 어미 날갯죽지
살집 살피며 목청 높여
건울음 운다.
묘선(猫仙)을 만나다
손짓하는 비를 따라 계룡을 향하다
은선폭포라
신선이 숨어 사는 곳이라
물줄기는 수정궁(水晶宮)과 맞닿아 있는데
속인의 더운 숨이 더러워서인지
신선은 양자도 뵈지 않고
묘한 고양이 애절하게
눈으로 뒤꿈치를 잡는다
소리에 배고픔이 묻었구나
무정(無情)을 한 조각 떼어 내미니
맛있다
백동전 두 개의 자비에
보살 같은 입맛이 달다
동정 마시게
숨어서 신선을 기다리는 처지나
한 끼니를 위해 천방지방
세상을 떠다니는 신세나
무에 다를 바가 있더냐
우렁우렁 산이
꾸짖는다 살아 봐
살아 보렴
신선을 만나지 못했으나
묘선을 기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