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0213265
· 쪽수 : 156쪽
· 출판일 : 2017-07-24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빈방에 부는 바람 13
얼음 가운 15
손에 묻은 이름 17
봄날, 손목을 열다 19
사이 21
사과처럼 앉아 있어 23
식물의 성선설性善說 25
수정구 27
봄의 퍼즐 29
물결을 발굴하다 31
시간을 돌보다 33
머리를 뒤로 묶는다는 것은 35
명중 수집가 37
빈 어깨를 만지는 것처럼 39
스티로폼의 겨울 41
묘진 연못에 두 손을 담그고 43
제2부
나는 이제 봄을 칭찬할 수 없다 47
가시금작화 48
오류 50
혈육들은 대부분 요양 중이다 52
사과를 잃어버린 봄, 수요일 54
뻔뻔한 소문 56
배추흰나비 58
점말동굴 60
석유는 달린다 62
방주 64
신데렐라 형님 66
길에 스며들다 68
오독 70
다음 날 아침 72
머나먼 안녕 74
흉터 76
자작나무 숲에 사는 자작나무에게 78
제3부
잠 위에 떠 있는 모자 81
찰싹 파티 82
스마랑 항구의 비밀 84
덕혜옹주, 어둠이 어둠을 만질 때 86
파란 집(Casa Azul) 88
유리멧새 90
어느 흐린 날의 Lamentoso 92
어그부츠에 대한 짧은 단상 94
봄이 슬픔을 켜는 동안 96
꽃뱀을 수소문하고 보니 98
렛 잇 고 100
빨간색 공중전화로 불러볼까 102
나의 두 어둠에 당신의 눈을 심을 때 104
살구는 여름의 영혼 106
스콜 108
제4부
눈을 접지르다 113
Adieu Rimbaud 114
인사동 랭보 116
또 다른 세계의 방 118
그림자를 입다 119
가위 바위 보 120
우리들의 그분은 안녕하신가 122
쥐똥나무의 장애 123
지하철 2호선, 흐림 124
어머니의 비밀번호 126
사라진 도시들 128
향항 130
스무 살의 농담 132
마음과 눈 사이의 남자 134
벚나무 그늘 136
뒤란 138
해설
이병철 디스토피아를 대안 우주로 바꾸는 힘 140
저자소개
책속에서
사과처럼 앉아 있어
호흡이 깊은 우모로
그림을 그릴 때는
움직여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어야 해
가령, 간질간질 사과를 간질이는 빨간 햇살에도
사과는 얌전하게 앉아 있지
모델은 가끔 햇살 쪽으로 오른뺨을 돌려
빨갛게 익은 햇살을 빌려와야 해
사과에게 햇살은 빨강
빨강은 가끔, 사과를 고쳐 앉으라고 주문하지.
사과는 봄과 여름을 번갈아 땋고 양 갈래머리가 길어지는 동안에도 사과는 맨 처음 꽃의 자세로 앉아 있지. 핑그르, 돌고 싶은 날에도 햇살은 사과처럼 앉아 있으라고 했지
멀리 아란섬에서 불어오는
풍향을 받아 적다 보면 사과의 배는 불룩해지고
손거울도 없는 모델은 왼쪽 뺨을 돌려
빨갛게 색의 채도를 높여가지
한 알의 사과로 만족하는 햇살은 없어
꼭지는 자꾸 사적인 생각 쪽으로 떨어지려 하고
봄부터 세잔의 구도構圖에 붙잡힌 사과는
늦가을이 되어서야 술 냄새를 풍길 수 있지
파이프를 문 햇살이 팔짱을 낄 때
누군가 앉아 있는 사과를 뚝, 딸 때
햇살과 별개의 관계가 되겠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