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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0515154
· 쪽수 : 320쪽
· 출판일 : 2015-10-16
책 소개
목차
-머리말 6
1. 상황 15
2. 타자 연습 41
3. 숲에서 나온 나무들 71
4. 장식 없는 땅 93
5. 나 홀로 남아 121
6. 론 파인에서의 조우 143
7. 붕괴 167
8. 변칙적 진동 191
9. 자살과 죄책감 223
10. 동족 속으로 243
11. 다시 탐색의 길로 267
12. 타자의 본질 289
-감사의 말 318
리뷰
책속에서
나는 무신론자로 태어나 무신론자들 속에서 자랐다. 우리 가족의 무신론은 모든 형태의 권위를 거부하는 노동계급의 자랑스러운 전통에서 나온 것이다. 고용주의 것이든, 신부의 것이든, 신의 것이든, 악마의 것이든 모든 권위를 거부했다. 그것은 우리 사람들, 우리 종족의 특징이었다. 우리는 믿지 않았다. 그건 내가 형이상학적 탐색을 시작했을 때 준비된 답이 가까이 놓여 있지 않았다는 뜻이다.
나는 사고를 통해 답을 얻고자 했다. 꿈꾸거나 상상하지 않고, 가상의 존재에게 기도하거나 애원하지 않고. 그러면 '상황'은 나의 절대적인 정신력에 굴복하게 될 터였다. 나는 A일 경우 B로 대응한다는 식으로 '체계적이고 기하학적인, 질서 정연한 공격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런 방식이 통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 "개인으로서의 우리 존재가 그처럼 짧고 허망하다는 걸 알고 그에 대해 생각하면서도, 어째서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했을 때도 그 방식으로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날 일기에서 "지금 하는 생각이 정리되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나는 손을 들고 '-1의 제곱근'이라는 개념은 터무니없다고, 적어도 지금까지 수학에서 배운 것을 생각하면 그렇다고 지적했다. 내 입장에선 일종의 공공서비스였다. 교사는 아주 살짝 눈을 깜박여 흥미로운 지적이라는 걸 인정한 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하던 얘기를 이어 갔다. 학급 친구들은 아무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았지만, 나는 그들에게 경고하고 싶었다. 의문을 제기하지 않은 채 허수 같은 개념을 받아들이면 앞으로 남들이 무엇을 목구멍에 쑤셔 넣든 그대로 삼키게 될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