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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학 > 사회학 일반
· ISBN : 9788960517196
· 쪽수 : 292쪽
책 소개
목차
INTRODUCTION 몸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
CHAPTER 1 의료화된 삶
죽어도 괜찮을 나이가 된다는 것 | 이윤에 혈안이 된 의료 산업 집단 | 과잉 진단이라는 유행병 | 건강 염려에 중독된 사람들
CHAPTER 2 의례가 된 의료 행위
분노를 부르는 피임법, 임신 검사, 과잉 처방 | 의료가 아닌 의례로서 건강검진 | 일반 사회 규범을 어기는 의료 의례 | 여성의 몸을 기계로 인식하는 사람들 | 엘리트가 지배하는 사회 통제 시스템 | 의료 의례를 지지하는 의사들의 방어 논리 | 환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CHAPTER 3 과학이라는 허상
의료는 과학에 근거한 것인가 | 증거기반 의학이란 무엇인가 | 아무런 쓸모가 없는 연례 건강검진 | 지적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현대 의학 | 실험 의학에 매료된 의사들 | 의학은 진정한 과학인가 | 무감정한 의사들의 감정적인 호소
CHAPTER 4 운동에 미친 사람들
의학에 대한 대안으로서 운동 | 피트니스는 자기도취일 뿐인가 |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들 | 여성에게 몸을 통제한다는 것의 의미 | 계층 신호이자 과시적 소비로서 운동 | 도덕적 의무가 된 건강관리 | 좁아지는 의사들의 입지 | 점점 전투성을 띠는 피트니스 문화
CHAPTER 5 마음 챙김 광풍
마음이 몸보다 우월하다는 생각 | 주의력 결핍이라는 유행병 | 실리콘밸리의 디바이스가 일으킨 문제 | 솔루셔니즘 맹신자들의 꿈 | 마음의 문제를 돈벌이에 이용하다 | 마음 챙김 광풍을 주도한 실리콘밸리 | 마음 챙김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인가 | 마음을 물질처럼 다룰 수 있다는 생각의 난점
CHAPTER 6 도덕적 결함으로서 질병
건강에 대한 책임은 개인에게 있는가 | 죽음의 도덕적 원인을 찾으려는 사람들 |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 몸을 돌보지 않는다? | 담배를 피우는 것에 대한 몇 가지 생각 | 가난한 백인들의 사망률이 증가하는 까닭 | 가난과 불안정한 삶 자체가 수명을 줄인다 | 부유한 자들의 호사스러운 취미
CHAPTER 7 몸, 갈등과 조화의 장
몸과 마음은 통일된 전체로서 작동하는가 | 전체론과 시스템에 대한 열망 | 환원주의 과학에 대한 비판 | 상호 협력하는 부분들로 이루어진 전체로서 몸 | 몸은 완벽하게 들어맞는 기계인가 | 세포와 조직이 목숨을 건 싸움을 벌이는 전장 | 몸 안에서 벌어지는 '자기'와 '비자기'의 대결 | 생리라는 지독하고 이상한 사건 | 태아와 모체의 치열한 전쟁 | 갈등하는 몸, 조화하는 몸
CHAPTER 8 세포들의 반란
스스로 행동하며 경쟁하는 세포들 | 몸 안의 청소부, 대식세포의 치명적 능력 | 암세포의 성장과 확산을 돕는 대식세포 | 암세포와 대식세포의 공모 방식 | 어떤 명령도 따르지 않는 세포들
CHAPTER 9 아주 작은 마음들
세포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한다? | 놀라울 정도로 개별성을 띠는 세포들의 행동 | 자신의 생존 전략을 결정하는 바이러스 | 스스로 행동할 능력을 지닌 미세 존재들 | 우리는 운명에 관여하는 유일한 존재가 아니다
CHAPTER 10 성공적인 노화
성공적인 노화를 위한 조건 | 건강한 장수는 누구나 이룰 수 있는 목표인가 | 수명 연장에 따른 대가 | 젊음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하는 웰니스 비즈니스 | 노화를 질병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사람들 | 염증성 노화란 무엇인가 | 면역세포의 임무는 유기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 이 모든 것의 끝은 결국 죽음이다
CHAPTER 11 자아의 발명
몸과 마음, 삶을 통제하는 것은 누구인가 | 진정한 나, 자아의 탄생 | 숭배의 대상이 된 자아 | 나의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란 무엇인가 | 자기 소멸에 대한 불안감 | 세계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될 가능성
CHAPTER 12 자아를 넘어선 진짜 세상
자아의 죽음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우리 | 자아 이외의 물질세계도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다 | 죽음 앞에서 자아를 억제하려는 노력들 | 자아는 언제든 나를 배반할 수 있다 | 죽은 세상에서 죽을 것인가, 살아 숨 쉬는 세상에서 죽을 것인가
ACKNOWLEDGEMENTS | ENDNOTES
리뷰
책속에서
Introduction 몸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
나는 몸에 대한 디스토피아적 관점을 지지하는 최신 과학 사례를 제시할 것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몸은 잘 정비된 기계가 아니다. 우리가 아는 한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될, 세포의 지속적인 갈등이 일어나는 장소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이 책의 끝에서(삶의 끝은 아니더라도) 피할 수 없는 질문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인가?’ 자아라는 것이 조화로 운 몸 안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자아란 무엇인가? 게다가 무엇을 위해 자아가 필요하단 말인가?
이 책에는 수명을 늘리고, 식단과 운동요법을 개선하고, 더욱 건강한 태도를 갖게 해 줄 ‘실용적’ 지침이나 비결 같은 것은 없다. 오히려 이 책이 몸과 마음을 향한 통제 프로젝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는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고 싶어 한다. 문제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투입해야 하는가에 있다.
Chapter 1 의료화된 삶
예방 검진으로 외과 수술, 방사능 치료, 생활방식 제한과 같은 고통스러운 치료나 희생이 필요한 질병을 발견했다고 가정해 보자. 어쩌면 이러한 조치들이 내 수명을 몇 년 더 늘려 줄지도 모르지만, 그렇게 해서 연장된 삶은 그저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의 연속일 것이다. 현재 예방 의학은 대개 생명을 마치는 순간까지 계속 이어진다. 75세 노인이 유방 조영 검사를 받아야 하고, 이미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다른 질병 검사를 받아야 할지도 모른다. (…)
검사와 검진에 대한 강박적인 집착의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이윤이다. 이는 미국에서 특히 심하다. 영리를 추구하는 민영 의료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의사나 병원, 제약 회사는 어떻게 해서 본래 건강한 환자들로부터 돈을 벌 수 있을까? 그들로 하여금 충분히 많은 검사와 검진을 받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틀림없이 무언가가 잘못되거나 최소한 추가 검진이 필요하게끔 만든다.
Chapter 2 의례가 된 의료 행위
졸라나 일리치 같은 비판적 사상가들에 따르면, 의료적 의례의 기능 중 하나는 ‘사회적 통제’다. 의료 현장에서의 만남은 흔히 사회적 지위의 격차를 드러내며 이루어진다. 지난 수십 년간 이민자 출신 의사와 여성 의사가 늘긴 했지만, 의사는 대체로 교육받고 부유한 백인 남성들일 가능성이 크며, 환자가 그들과 만날 때는 옷을 벗거나 자기 몸에 있는 구멍에 무언가를 삽입하는 걸 순순히 받아들이는 등 복종 행동(submissive behavior)을 취하도록 요구받는다. 이는 강제 알몸 수색처럼 형사 사법 체계에서 통상적으로 일어나는 일들과 같은 것으로, 당하는 사람의 자존감을 높여 주려는 의도는 눈곱만큼도 없는 행위다. 의식적이든 아니든 간에, 의사와 환자는 마치 중국 황제를 알현할 때 머리를 조아리며 존경을 표현하는 고두(叩頭)와 흡사한, 지배와 복종의 의례를 재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