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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세계사 일반
· ISBN : 9788960784307
· 쪽수 : 324쪽
· 출판일 : 2016-11-25
책 소개
목차
글쓴이의 말
제1장 파라오의 자존심, 히타이트-이집트 협정
제2장 천하를 놓고 칼춤을 추다, 홍문鴻門의 회會
제3장 두 마리의 사자, 한니발과 스키피오
제4장 교황 레오 1세와 훈족 아틸라, 로마의 운명을 걸다
제5장 술자리에서 병권을 거둬들이다, 송태조 조광윤
제6장 예루살렘 담판의 두 주역, 살라딘과 발리앙
제7장 여인들의 평화, 캉브레 회담
제8장 이탈리아 통일을 위하여, 테아노 회담과 플롱비에르 밀약
제9장 료마가 간다! 사쓰마 조슈 밀약
제10장 네 도시 이야기, 레이건-고르바초프 회담
제11장 6·15 남북정상회담, 또다른 미래는 가능했을까?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네 인생에는 허다한 만남이 있고, 그때그때 중요한 담판이 있다. 그런 담판에서 독자 개인이 더 나은 결과를 얻는 일에 이 책의 내용이 작은 힌트가 될 수 있다면 좋으리라. 그리고 더 큰 안목에서, 어떤 감언이설에도 현혹되지 않고 냉정하게 스스로의 본분과 역사적 사명에 따라 결정을 내리는 최고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아쉬운 지금, 그런 지도자감을 선택하는 일에도 힌트가 될 수만 있다면 필자로서는 무한한 행복이 되리라.
(…) 결국 이집트 쪽이 멋대로 조문에 손을 대고(자신들끼리 보는 경우에만 이었으나), 심지어 핵심 조항 하나를 끝내 지키지 않았음에도 히타이트-이집트 평화조약은 끝까지 뒤집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효과는 확실했다. 이후 70년 동안 오리엔트 세계는 기본적으로 평화로웠으며, 람세스는 국내에서 신과 같은 영도자라는 추앙을 죽을 때까지 누리고, 하투실리스는 왕권의 불안을 해소하고 무사히 자식에게 왕위를 넘겼다.
이 조약은 기록이 남아 있는 가운데서는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이다. 다시 말하면 힘이 곧 정의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던 시절, 무기가 아니라 말을 통해, 전장 아닌 담판장에서 중요한 국제관계를 이루고 또 그것을 놀랄 만큼 오랫동안 지켜나갔던 최초이자 실로 보기 드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람세스는 하투실리스의 후계 구도를 보장하는 한편 그 경쟁자인 무르실리스의 신병을 확보해 둠으로써 두 가지를 모두 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도 저도 안 된다면 차라리 상대방과의 타협을 포기하고 힘이 있을 때 짓밟아 버려야 한다. 어정쩡한 타협으로 상대에게 큰 불만을 남기면서 상대가 담판 결과를 깨지 않을 담보도 두지 않은 담판, 그것이 홍문의 연회에서 항우가 유방에게 강요한 담판이었다. (…) 홍문에서 그의 눈에 비친 유방은 적인지 동지인지 참으로 어정쩡한 존재였다. 그래서 그는 준비해 둔 수단을 사용하지 못한 채 유방을 살려 보냈고, 어정쩡한 타협에 만족하면서 스스로 주도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오히려 상대에게 끌려다닌 결과가 되었다. 그래서 항우는 한 번은 손에 움켜쥐었던 천하를 허무하게 유방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이로써 도도한 한漢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