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71830473
· 쪽수 : 244쪽
· 출판일 : 2024-08-22
책 소개
목차
들어가는 말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1장 나만 옳다고 우기는 사람 벗어나기│서로 이해하기 위한 도덕
잘못한 걸 잘못했다고 솔직하게 말하면 왜 안 될까?│공자, 솔직함의 중요성
“지금 차가 중요해, 내가 중요해?”│애덤 스미스, 역지사지와 동감
과거를 말하는 건 모두 꼰대일까?│데이비드 흄, 우연의 힘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만나야 할 철학자들 1
2장 자유면 다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줄 알았는데│좋은 관계를 부르는 도덕
고속버스 좌석 등받이를 마음대로 젖혀도 괜찮을까?│리처드 브란트, 규칙 공리주의
선생님의 복장이 내 눈에 이상하면 민원을 넣어도 될까?│필립 페팃, 비지배 자유
캣맘과 동네 주민이 싸우면 누구 편을 들어야 할까?│정약용, 인과 의
‘칭쳉총’이라 놀림 받으면 ‘참교육’에 나서도 될까?│칼 포퍼, 불관용을 불관용함
친구의 동성애 과거를 함부로 폭로해도 될까?│플라톤, 충실함의 미덕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만나야 할 철학자들 2
3장 때때로 불편한 질문이 필요한 이유│갈등을 멈추는 데 필요한 도덕
아이를 위해 비행기 좌석을 바꾸는 것이 옳을까?│제러미 벤담, 행위 공리주의
잃은 물건 찾아 준 사람에게 반드시 답례를 해야 할까?│피터 싱어, 보상을 바라는 선행
시험에 지각하면 시험을 칠 자격을 잃어도 될까?│주희, 중용의 필요성
CCTV 설치하기 vs. 이웃 감시하기│슬라보예 지젝, 이성의 공적 사용
의도가 좋으면 폭력도 괜찮을까?│발터 벤야민, 신적 폭력
아이에게 무서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동학대일까?│이사야 벌린, 문화다원주의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만나야 할 철학자들 3
4장 함께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태도│사회 구조를 변화시키는 도덕
왜 투표권은 모두가 한 표씩 가져야 하는 걸까?│로버트 달, 자치의 원칙
식당에서 음식을 남기는 것이 왜 문제가 될까?│한스 요나스, 책임의 원칙
노키즈존은 정당한 권리 행사일까?│소피아 모로, 기본값으로서의 자유
놀이공원 패스트트랙 정책은 과연 공정할까?│아마르티아 센, 공적 추론과 역량
장애인 이웃을 위해 피해를 감수해야 할까?│마사 누스바움, 세계적 스토아주의
내가 모르는 사람의 죽음을 반드시 슬퍼해야 할까?│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샤덴프로이데와 악
살면서 한 번쯤은 꼭 만나야 할 철학자들 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동성애를 범죄나 부도덕한 행위처럼 꺼리는 사회 분위기가 있는 이상 글쓴이의 친구가 하겠다는 폭로는 예비 신랑이 중대하게 여길 정보를 담고 있다고도 하겠습니다. 예비 신랑이 그 말을 듣고 충격에 빠져 파혼을 고려할 수도 있고, “그래서 뭐?”하고 말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단순히 넘길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러면 결국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글쓴이를 대신해 과거를 폭로한다는 친구의 행동은 올바른 것일까요? 다시 공자님을 소환하면 고개를 좌우로 흔드시겠지요. “아버지가 양을 훔쳤다고? 그리고 그걸 아들이 관가에 달려가서 고발했다고? 섭공, 당신네 나라에서는 그게 훌륭한 일인가 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이러지 않소이다. 부모의 잘못은 자식이 숨겨 주고, 자식의 잘못은 부모가 숨겨 주지요. 그것을 바르다고 합니다!”라고 하신 분이니까요.
그런데 공자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까닭은 “이런 일을 국가가 장려하는 것처럼 보이면 저마다 고자질로 출세해 보자는 욕심이 팽창하고, 가족과 친구 사이의 따스한 정은 그런 욕심에 짓눌려 버린다. 그러면 결국 돈과 권력 앞에서는 우정이고 사랑이고 남아나지 않는 세상이 된다!”라는 걱정에 있었습니다.
-‘친구의 동성애 과거를 함부로 폭로해도 될까?’에서
먼저 이 비행기 좌석 논란을 ‘대수롭지 않은 불편을 감수하며 낯선 타인에게 선의를 베풀라는 요청에 응할 의무가 있느냐?’의 문제로 풀어 따져 보기로 합시다. 어쩌면 ‘그게 따져 보고 말고 할 여지가 있느냐?’라며 의아해할지도 모릅니다. ‘선의를 베풀고 말고는 전적으로 나의 자유이며,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뭐든 내 뜻대로 하는 게 맞다’라는 입장은 자유지상주의의 입장에서 보나, 밀의 무위해성 원칙에서 보나 부합하니까요.
하지만 밀의 선배 격인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에서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잘 알려진 대로 행위 공리주의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지향합니다. 그렇다면 한 사회의 구성원 A의 행복이 1만큼 줄어들고, 그에 따라 구성원 B의 행복이 2만큼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면, 그들의 행복 증감이 다른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상 구성원 A는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는 게 맞습니다(물론 생명이라거나, 직업, 지위 등등 인생에서 대단히 절실하며 회복하기 힘든 대상은 논외입니다. 또한 반복적으로 A가 포기하면 B가 득을 보는 경우도 논외겠지요). B나 국가가 A에게 사회적 행복의 총량을 늘리기 위해 자신의 작은 행복을 포기하라고 강제할 수는 없겠지만, A에게는 그런 작은 포기를 할 도덕적 책임이 있다는 것이지요.
-‘아이를 위해 비행기 좌석을 바꾸는 것이 옳을까?’에서
‘시험 시간에 지각하면 시험을 볼 수 없다’라는 규칙도 도를 넘은 규칙인 걸까요?
생각해 보면 문제의 학생은 늦어서 헐레벌떡 뛰어왔을 것이고, 초조하고 당황한 나머지 차분하게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태였을 겁니다.
게다가 시험 시간도 20분이나 잡아먹은 판! 이미 상대적 불이익을 보고 있는 셈인데 아예 절대적인 불이익을 보도록 하는 일은 부당하지 않을까요? 또한, 느긋이 보내다 늦게 온 게 아니라 실수였다면 규칙을 고의로 어긴 게 아니니 참작의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물론 ‘아무튼 늦잠을 자서 늦게 온 것은 다른 사람의 책임이 아니니, 그 불이익도 오롯이 감수해야 마땅하다. 또한 실수인지 아닌지를 입증하기도 어렵다’라는 논리로 반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반론도 가능합니다. 이 학생의 경우는 나름 시험에 열심히 대비했다고 하겠지요. 완벽주의자였다고 하니 평소 수업에도 성실히 임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다른 학생이 시험을 보고 C를 받았다고 할 때 이 학생은 아예 시험을 포기하고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은 학생과 마찬가지로 F를 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나름 성실했던 사람이 전혀 불성실했던 사람과 같은 대우를 받게 되는데, 이것이 공정하냐는 것입니다.
-‘시험에 지각하면 시험을 칠 자격을 잃어도 될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