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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88960906884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코믹 헤븐에 어서 오세요
제자리
거의 영원에 가까운 장국영의 전성시대
민영이
추석 목전
공룡광 시대
Love Makes the World Go ’Round
아이디는 러버슈
우유병
리뷰
책속에서
그만둘 거야. 진심. 하루 이틀 하는 생각도 아니지만 이번엔 진짜로. 생각난 김에 지금 사장한테 문자 보내놔야겠다. 언제 나타날지도 모르는 인간이니 예의 차린답시고 얼굴 들이밀 때까지 기다렸다 말할 필요는 없겠지.
대걸레를 물통에 팍 꽂아 넣고 앞치마 주머니를 더듬어 핸드폰을 찾았다. 사장 번호를 검색하던 참에 찰랑, 하고 도어 차임이 울렸다. 핸드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접객 지침대로 인사했다.
“환영합니다. 코믹 헤븐입니다.”
손님은 진심으로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
“저 여기 안 살거든요. 고속버스 오전 차 예매해놨고, 그때까지 갈 데 없어요. 비 많이 오길래 일부러 만화 카페 검색해서온 거고요.”
그건 나까지도 말문이 막히게 하는 이야기였다. 차라리 여기 있는 게 나을 거라고 생각해서 왔더니 나가라니 무슨 말이냐는 것은. 나도 그렇고 손님도 그렇고, 나가서 어디로든 가는 편이 안전할지, 여기 있는 편이 안전할지 헷갈렸다.
“나, 오늘 복귀 아니에요. 인사팀에 뭐 물어볼 겸 해서 왔어요. 출산휴가랑 육아휴직 이어서 쓰는 거랑 급여 신청 같은 거.
오는 김에 인사 좀 드리려고 나 화요일에 간다고 팀장님한테 메일 보내놨는데 와보니까,” 심 대리는 피식 웃는다.
“와보니까 작정하고 없던 사람 취급하는 거지.”
지수 씨는 주먹 쥔 양손을 무릎에 얹고 고개를 푹 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