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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88960908680
· 쪽수 : 212쪽
· 출판일 : 2024-02-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집에 가는 길
1 뼈를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다
나의 초짜 시절
피난민의 증손녀
먼 길 돌아가다
엄마의 편지
북한에 다녀오다
베트남에서 발굴하다
2 낯선 존재로 살아가기
일하는 엄마
아이 있는 직장인
나는 영원한 민간인
나는 영원한 동양인
나는 영원한 이방인
남편의 아리랑
어쩌다 통역
영원한 외국어
3 미국 국방부도 직장일 뿐
무엇이 우선일까
매니저로 승진하다
싫은 소리 하기 나도 싫다
참을 것이냐 따질 것이냐
새로운 도전 그리고 포기
살림은 나의 힘
에필로그 | 당신의 직업이 소명이길 바랍니다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올해로 15년째 미국 국방부에서 실종된 군인의 유해를 발굴하고 감식하여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큰딸이 유치원에서 친구들에게 엄마의 직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우연히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엄마는 뼈 모으는 사람이야(누가 들으면 엄마가 연쇄 살인마라도 되는 줄 알겠구나)!”
나의 무지함을 깨닫고 6・25전쟁에 대해서 열심히 공부하기 시작했다. 책도 보고 다큐멘터리도 보면서 외워야 할 것들은 외워가며 조금씩 배경지식을 쌓았다. 지명은 대충 어디인지 감이라도 왔는데 군대용어는 아예 몰라서 그것도 공부를 해야 했다. 미 10군단이 어디로 이동했다는데 군단이 뭔지도 몰랐고 대대, 연대, 사단은 어떻게 다른지도 외워야 했다. 그러면서 전쟁 일지도 읽었고 실종자 개개인의 기록도 샅샅이 훑었다. 뼈만 분석하면 되는 줄 알고 취직했는데 역사, 지리, 군대 등 배워야 할 것이 많았다.
일을 해야 하니 직장에서 유축을 했다.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젖소가 된 느낌이다. 깔때기를 가슴에 대고 유축기를 켜면 슉슉 소리가 나면서 관으로 연결된 젖병으로 모유가 뚝뚝 떨어진다. 한 차례의 세팅부터 설거지, 소독까지 적어도 30분은 걸리고 그걸 서너 시간에 한 번씩 해야 하니 그 시간이 참 지루하고 번거로웠다. 퇴근하는 차 안에서, 비행기 안에서, 한국에 출장을 가서는 국방부 여자휴게실에서, 지하철역 모유수유실에서도 아이스 팩을 넣은 커다란 유축 가방을 들고 다니며 열심히 유축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