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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최윤근 (지은이)
한국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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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88961043359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3-07-15

목차

● 프롤로그

제1부
그해 겨울 눈 오는 밤은 따뜻했다

그해 겨울 눈 오는 밤은 따뜻했다 12
딸과 아버지와 교장선생님의 청춘 15
슬픈 인연 20
산골 처녀 24
강원도 정선 며느리 30
할머니와 손자 34
진달래꽃이 필 무렵 37
그 아름답고 순수했던 젊음이여 40
세월이 흘러갔네요 44
아주 어렸을 때 50

제2부
모차르트의 혼 콘체르토

모차르트의 혼 콘체르토 56
찔레꽃 피는 언덕 60
천국으로 가는 계단 70
행선지 78
남자라는 이유로 85
여자의 일생 90
업보 97
아저씨와 소년 104
시골 재래시장 110
두 아이의 행복 113
아름다운 사람들 116
택시 운전사 120
사부곡 124
독거노인 126

제3부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130
섬마을 이야기 134
아이덴티티 137
통증 140
내가 갈 길 142
아메리칸드림 145
일기 148

제4부
오해하지 마세요

오해하지 마세요 152
바다의 전설 156
황소 이야기 159
서울의대 졸업 50주년에 즈음하여 166
까치의 전설 168

● 에필로그

저자소개

최윤근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46년 서울 출생.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인턴 레지던트 수련의 과정을 마쳤다. 2014년 『시로 여는 세상』 신인상으로 등단하여 시집 『꿈속에서 꿈을 꾸다』 『아그라로 가는 길』 『넌 나를 스나비쉬하다 한다』 『기억 속에 흐르는 강』 『늦게 쓰여진 시』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외에 다수의 전문 서적을 출간하였다. 미국 병원에서 마취 통증치료 전문의로 20년간 근무하다 귀국하였으며, 1994년 차병원 통증센터 소장, 1998년 차 의과대학 교수, 2002년 외국인 무료 진료소 소장, 2015년 창원시 보건소장으로 재직했다. 2014년 대한의사협회와 보령이 제정한 보령의료봉사상과 국민추천 정부포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펼치기

책속에서

진달래꽃이 필 무렵

그해에도 어김없이 진달래꽃은 피었다
포화로 폐허가 된 산하에도 피었고
돌보지 않아도 피었다
겸손하고 예쁜 모습으로 피어 실향민들의 아픔을 달래주었다

일사 후퇴 때였다
우린 여주의 산골 피난민 촌에서 살게 되었다
20여 호의 작은 마을에 이곳저곳에서 온 피난민들이 모여
굶주림과 추위에 떨었지만 화목하게 산골 생활을 하였다

내 나이 일곱 살에 십 리 떨어진 국민학교에 입학을 했다
이웃집에 살고 있던 그 소녀는 나보다 한 살 어린 소녀였는데
함께 입학을 하여 내 짝이 되었다

그 소녀는 학교에서 나이가 제일 어렸고
예쁘고 똑똑하고 착해서 선생님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학예회나 무용 발표회 때는 언제나 주인공이 되었다
그 소녀는 수업이 끝나면 꼭 남아서 무용 연습을 해야 했고
나는 그 소녀를 기다렸다가 함께 오곤 했다

그 소녀의 어머니는 늦어 배고플 때 먹으라고
찐 고구마를 하나 싸 보냈는데
우린 그것을 나누어 먹으면서 산길을 돌아오곤 했다
산길에 유난히 진달래꽃이 많이 피었다
나는 진달래꽃을 한 아름 따다가 그 소녀의 머리에 꽂아도 주고
진달래꽃을 한 잎 두 잎 먹으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얼레리꼴레리 누구와 누구는 그렇고 그런 사이래요
동네 어린이들 사이에 소문이 났다
그 소문을 들은 그 소녀의 할머니가 회초리를 들고 우릴 부르셨다
남녀칠세부동석이다
다시는 둘이만 다니지 말라는 엄한 질책을 하셨다

얼마 후 휴전이 되었고
오학년 때 나는 고향인 서울로 전학을 갔고
평양이 고향인 그 소녀는 고향으로 못 돌아가고 부산으로 떠났다

20년이 지난 후 패션 디자이너가 된 그 소녀를
명동 의상실에서 우연히 만났다
그 소녀는 그때도 예쁜 소녀였고
칠십이 넘은 지금도 예쁜 소녀로 남아 있다

세월이 아무리 지나도 그 소녀를 보면 가슴이 뛰었고
진달래꽃이 피는 봄이 오면 그때 그 소녀와 그 산길이 생각난다


시골 재래시장

칠순 할머니가 시장 끄트머리에 좌판을 펴고 장사를 합니다
앞뜰에서 키운 시금치 아욱 상추 깻잎 고추 등을 팝니다
어미 아비가 버리고 가
할머니가 한 살 때부터 맡아서 키운 손자가
학교가 끝나면 곧바로 이곳으로 와 할머니를 돕습니다
녀석은 넉살이 좋아
여기 싱싱한 야채가 있어요
오늘 갓 따온 싱싱한 야채가 있어요 하며
소리 질러 손님을 모읍니다

철아 오늘도 네 덕분에 매상이 올랐다
이제 들어가자
오만 오천 원 매상이니 오늘은 네가 좋아하는
떡볶이도 사 주고 운동화도 한 켤레 사 줄게
아니어요 할머니 저는 괜찮아요
할머니 좋아하시는 순대국밥 먹고
허리 아프신 데 약부터 사세요
그럼 막국수 먹으러 가자 막국숫집이 요사이
손님이 없어 문 닫을 지경이래
시장 상인들이 가능하면 그 집에서 식사를 한단다
막국수를 맛있게 먹고 둘이는 신발 가게로 갔습니다

할머니 어서 오세요
철이도 왔구나
운동화 사려구요
그래 그런데 시장에 이상한 소문이 퍼졌더라
네가 이곳에 팔려서 왔다는 소문이 있던데
신발가게 사장님이 내가 일하는 떡집에 오셔서
떡집 사장님께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씀하셨나 봐요
그렸더니 떡집 사장님이 예쁘고 친절해서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은 애를 왜 뺏어가려 하느냐
안 된다고 했는데 자꾸 보채니
농담조로 그럼 돈 내고 데려가라 했나 봐요
그래서 신발 가게 사장님이 20만 원을 내고 데려왔대요
그곳도 일하기가 좋았지만 이곳에 오니
공부할 시간이 많아서 좋아요
내년에 대학 가려구요
사장님도 내가 와서 매출도 늘고
분위기가 좋아졌다고 하세요

떡집 빵집에서는 하루 지난 떡과 빵을
시장 상인들에게 싼값으로 팔고
시장 상인들도 팔다 남은 야채며
음식들을 싼 가격으로 사서 서로서로 상부상조하고 있죠

시장바닥의 훈훈한 이야기들이
코로나로 고생하는 상인들에게
힘이 되고 있습니다

깎아달라는 사람
밑지고 판다는 상인
팔아 봤자 본전입니다
그래도 흥정은 계속되고 시장은 흥청댑니다


세상에 남기고 가는 것들

칠십 대 중반 할아버지가 귀가하는 길에
편의점 옆에 쭈그려 앉아 있는 소년을 보았습니다
너 거기서 무엇 하니
그냥 쉬고 있어요
몇 살이냐
여덟 살이에요
밥은 먹었냐
오늘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따라 들어오너라
할아버지는 편의점에서 따끈따끈한 물과
라면을 사서 주셨어요

너희 집은 어딘데
저는 살 곳이 없어요
보육원에서 살았었는데 형들의
괴롭힘이 아주 심했어요
보육원 원장님은 모르는 척 무관심했고
선생님들도 자주 때렸어요
그곳은 저에겐 지옥과 같은 곳이에요

오늘 저녁은 어떻게 지낼 건데
그냥 지낼 수 있어요
앞으론 어떻게 살 건데
이렇게 살아야지 별수 없어요

오늘 저녁은 할아버지 집으로 가자
할아버지도 가난해서
작은 집에 여러 사람이 살고 있어
너를 데리고 살 수는 없어
가서 목욕부터 하자

네가 두 가지만 지키고 살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거야
먼저 네 몸을 청결하게 닦아 몸에서 냄새가 안 나야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너를 대할 수 있지
두 번째는 항상 정직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너를 신뢰하여 가깝게 사귈 수 있지

할아버지 집은 말씀대로 작았지만
모든 사람이 친절하게 나를 대해 주었어요
우선 목욕부터 하고
할아버지의 손자가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할머니가 차려준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할머니가 머리도 멋지게 깎아 주셨죠

다음날 할아버지가 여기저기 알아본 보육원으로 갔어요
할아버지는 약속했어요
자주 찾아오시겠다고
자기에게도 적은 용돈이지만 나누어 주시겠다고
나는 할아버지를 믿으니 힘과 용기가 생겼어요
보육원도 마음에 들었어요

할아버지 말씀대로
정직했고
매일 일찍 일어나 목욕하고 청소도 열심히 하여
친구들 원장님도 나를 많이 사랑해 주셨어요
할아버지는 틈틈이 찾아오셔서
약속대로 용돈을 주셨습니다

열심히 모아서 대학 가야죠
할아버지께서 베푸신 은혜 잊지 않고
평생 갚을 거예요

살면서 주위를 살펴보며 살아야겠습니다
작은 씨앗이 큰 열매를 맺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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