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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고대/중세사
· ISBN : 9788962463545
· 쪽수 : 616쪽
책 소개
목차
● 글을 시작하면서
1. 사람에 관한 말
2. 친족에 관한 말
3. 신체에 관한 말
4. 자연
5. 동물
6. 식물
7. 농업에 관한 말
8. 의식주에 관한 말
9. 동사
10. 형용사
11. 부사
12. 시간, 장소, 방위에 관한 말
13. 유아어와 어린이들의 놀이에 관한 말
14. 기타
15. 부르고 대답하는 말, 감탄사
16. 조사, 어미, 어말어미, 접미사
17. 삼국사기 지명과 일본의 방언
18. 백제어의 이모저모
● 글을 맺으며
● 참고문헌
● 부록 1/ 상세목차
● 부록 2/ 색인
저자소개
책속에서
우리는 고대 한국어에 대하여 알지 못하고 있다. 백제어나 고구려어는 물론 통일신라시대의 언어에 대하여도 캄캄한 실정이다. 고려시대의 말조차도 거의 모르고 있다. 우리들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하고 있지만, 이 한국어를 삼국시대 이전으로 계속하여 거슬러 올라가면 어떻게 될까? 즉 한국어의 기원은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더더욱 캄캄하기만 하다.
고대 한국어에 관하여는 워낙 자료가 부족한 실정이다.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 나오는 지명이나, 인명, 관직명, 그리고 서른 수에도 못 미치는 향가, 금석문, 목간 등이 가장 기본적인 자료라 할 수 있으나, 이 정도의 자료를 가지고는 삼국시대 한국어 전체 모습의 0.1%를 알아내기에도 미흡하다. 이러한 부족한 자료를 가지고 국어학자들이 연구와 고심을 거듭하여 찾아낸 삼국시대의 말이 겨우 백 단어 남짓한 형편이다. 그나마도 그것이 실제 삼국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말과 부합하는지도 의문인 경우가 많다.
일본에는 8세기에 편찬된 만엽집에 4천 5백여 수의 만엽가가 실려 있고, 고사기와 일본서기 등에도 수많은 고대어가 나오고 있어, 당시 사용되던 단어와 문법을 거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점과 대비된다. 한국에는 워낙 남아있는 문헌자료가 태부족하고, 앞으로도 형편이 나아질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 우리는 영영 삼국시대나 그 이전의 한국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다. 해답은 일본에 있다. 일본의 고대어나 방언에는 무수한 고대 한국어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러한 정복의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바로 말(言語)에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작 모국인 한국에서는 사어가 되어 전혀 사용되지 않는 말들이, 지금도 일본의 곳곳에서 방언으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말들도 부지기수이다.
가야인에 이어 백제 사람들이 집단으로 도왜하였으며, 백제와 고구려의 멸망 이후에는 수많은 유민들이 일본열도로 건너갔으나, 그 인구는 토착하여 살고 있던 왜인의 인구와 비교하면 불과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8세기에 일본에서 나온 고사기와 일본서기, 만엽집 등의 여러 서적에는 수많은 고대 한국어가 적혀 있고, 더욱 많은 고대 한국어가 방언에남아있는 것은 바로 당시의 한국인들이 일본열도 방방곡곡의 지배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일본어는 2천3백여년 이전인 야요이(彌生) 시대에 한국의 남부지방에서 건너간 사람들의 언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다 4세기 이후의 가야와 백제, 고구려에서 건너간 사람들의 언어가 섞여 있는 실정이다.
2천3백여 년 전의 한국어는 현대의 한국어와는 상당히 다른 언어로서, 한국에서는 거의 사라지고 방언이나 속어, 복합어 등에서만 간신히 명맥이 남아 있는 정도이다. 그러나 일본어가 있으므로, 이와 대조하여 살펴보면 당시의 한국어를 알아낼 수 있다. 일본어는 시대를 달리하여, 즉 통시적으로 한국에서 건너간 사람들의 언어로서, 한국어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고대 한국어의 보물창고에 다름 아니다.
고대의 한국어에는 사람을 뜻하는 다양한 말들이 있었다. 졸저 『일본 천황과 귀족의 백제어』에서는 사람을 의미하는 '키'와 '다리' 등이 일본으로 건너간 것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