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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62605785
· 쪽수 : 303쪽
· 출판일 : 2013-03-11
책 소개
목차
한국어판 서문 행복으로 가는 괴상하지만 확실한 길
1장. 안간힘을 다해 행복해지려는 사람들
부정적인 단어를 삭제하라. 그게 가능하다면…|행복을 찾는 대안적 접근법|1분 동안 흰곰 생각하지 않기|절대 긍정의 말로|행복이라는 이름의 함정
2장. ‘반드시’ 그래야 하는 일은 없다
창피함 부수기 연습|나쁜 일 미리 생각해보기|스토아 철학자로 산다는 것|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나의 ‘판단’뿐|그리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3장. 절대 긍정은 절대 안 돼
모든 고통의 뿌리|명상센터에서 벌인 무모한 도전|미루기의 달인이 되는 데는 이유가 있다|날씨를 바꾸려고 애쓰는 사람들
4장. 목표에 미치다
목표가 부른 참극|불안이 만들어낸 장밋빛 미래|불확실함을 포용하라
5장. 내가 바꾸려는 건 무엇?
‘내’가 사라지다|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할까?|끊임없는 내면의 재잘거림|세상과 나를 나누는 경계|자기방어의 요새
6장. 전혀 안전하지 않은 안전장치
돈 먹는 ‘안전 극장’|안전의 두 얼굴|행복한 가난|불안정은 삶의 또 다른 이름이다
7장. 실패의 박물관
세상에서 가장 씁쓸한 곳|꼴도 보기 싫어|생존자 편향의 폐해|뒤틀린 자부심|만들어진 패배자
8장. 산 자와 죽은 자의 축제, 메멘토 모리
불멸 프로젝트|근거 없는 두려움|죽은 자의 날
맺음말 아프지만 행복한 삶은 가능하다
감사의 말
주
책속에서
스토아 철학자들은 우리 중 다수가 특정한 사람이나 상황, 사건이 우리를 슬프고 불안하고 분노하게 만든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고 지적한다. 쉴 새 없이 지껄이는 옆자리 동료 때문에 짜증이 날 경우,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동료가 짜증의 원인이라고 단정한다. 소중한 친척이 병에 걸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당연하다는 듯 그 병이 괴로움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토아 철학자들은 그때 우리의 경험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외적인 사건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고 말한다. 사실 그 무엇이든 우리 마음 바깥에 존재하는 것을 두고 부정적이니 긍정적이니 묘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실제로 고통을 야기하는 것은 그것에 관해 우리가 품고 있는 생각이다. 옆자리 동료가 본래 짜증스러운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방해받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우리의 판단 때문에 그가 짜증스럽게 여겨진다는 얘기다. 친척이 병에 걸린 것도 ‘아프지 않은 것이 좋은 일’이라는 우리의 관점에 비춰볼 때만 나쁜 일이다(따지고 보면 매일 수백만 명이 병에 걸리지만 우리는 그 사실에 대해 별다른 생각을 하지 않고 괴로움을 느끼지도 않는다).
사라스 사라스바시는 자신의 반(反)목표 접근법을 일련의 원칙으로 추려내고 그것을 ‘실행’라고 불렀다. 그것은 기업가 세계뿐 아니라 그 너머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의미 있는 태도로 소중한 삶의 철학이 될 수 있다. 사라스바시의 말을 빌리면 ‘평범한 정신의 소유자’는 하나의 특정 목표를 채택하거나 제시받은 다음, 사용 가능한 모든 수단 가운데 적절한 것을 골라 목표 달성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다. 반면 실행적 정신의 소유자는 자신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수단 및 재료를 검토한 다음, 그 수단으로 실현 가능한 목적 혹은 잠정적인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생각해낸다.
냉장고를 뒤져 남은 재료로 요리하는 요리사, 자기가 개발한 풀이 점착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이용해 포스트잇을 만들어낸 화학자, 자기 직업을 불만족스러워하다가 여가용 취미로 즐기던 사진 찍기를 직업으로 삼은 변호사 같은 이들이 실행주의자다.
실행화의 첫째 토대는 ‘손 안의 새’라는 원칙이다. 당신이 갖고 있는 수단으로 시작하라. 완벽한 기회를 기다리지 마라. 당신이 이미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 즉 당신이라는 존재와 당신이 아는 것 또는 아는 사람을 기반으로 행동에 착수하라. 둘째는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의 원칙이다. 어느 때든 ‘다음 단계에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둔다면 얼마나 멋진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이끌려 행동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보다는 다음 단계가 실패할 경우 그 손실이 얼마나 클까를 기준으로 행동해야 한다.
이제 자존감이라는 까다로운 주제를 생각해보자. 우리는 자존감이 높아야 좋은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지만, 일부 심리학자는 오래 전부터 그 개념 자체가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해왔다. 자존감은 쉽게 정체를 규정할 수 있는 단일한 자아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아’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점수를 주는 것은 사실상 대단히 위험한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럴 때 우리가 자기평가라는 게임을 한다는 사실 그 자체에 있다. 그것은 자신이 보편적인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단일한 자아라고 암묵적으로 가정하는 셈이다.
자신에게 높은 점수를 줄 때 우리는 실제로 나쁜 점수를 줄 가능성을 만든다. 애초에 자신의 자아가 ‘좋거나’ ‘나쁠’ 수 있는 무엇이라는 생각을 강화하니 말이다. 이는 언제나 말도 안 되는 지나친 일반화다. 우리에게는 장점과 약점이 있으며 좋은 행동을 하기도 하고 나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미묘한 차이를 자존감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덮어버리는 것은 불행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다. 자존감이라는 개념에 반대하는 심리학자 폴 호크(Paul Hauck)는 자녀에게 높은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 오만함과 자만심, 우월감을 가르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반대로 아이들의 높은 자존감이 휘청거릴 때는 “죄책감, 우울, 열등감, 불안감”이 파고든다. 일반화는 포기하는 쪽이 더 낫다. 원한다면 자신의 각각의 행동을 좋거나 나쁘다고 평가하라. 가급적 좋은 행동을 많이 하고 나쁜 행동은 적게 하려고 노력하라. 하지만 거기에 자아를 집어넣지는 마라.